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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마·쇼크」와 일본 우익|민족 파 우익거두 아옥예사부씨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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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조동오 특파원】삼도유기부의 할복자살은 일본 국내외에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특히 일본 우익에 어떤 영향을 줄는지? 벌써 일부에서는 가두에 진출하여「삼도의 죽음」이「우익의 행동」이란 연쇄반응을 일으킬 위험마저 엿보인다. 이런 속에서 일본 민족 파 우익의 거두이며 자민당 일부에 큰 영향력을 가진 정·재계 이면의 실력자인 고마다·요시오(60)씨는 30일『삼도사건 후의 우익은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뜻에서도 행동을 자제해야하며 남들이 우익이 과격행동으로 나오리라고 추측할 때 역으로 조용히 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나기를 피해온 그는 그가 회장으로 있는 동아상호기업 빌딩에서 한국기자와는 기꺼이 만난다고 마주 앉았다. 얘기는 최근 일본의 정치풍토·사회상 그리고 군국주의 문제 등 장장 3시간에 이르렀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요지이다.
삼도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출장 중에 얘기를 들었다. 정신적으로 커다란 쇼크를 받았다. 만약 우익이나 민족 파에서 한일이라면 대수롭지 않겠지만 동 대 출신의 인텔리 유행작가로서 글만 쓰면 몇 십 년을 유 복 히 살 사람이 할복으로 헌법개정을 절규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오늘(30일)도 민족단체의 장들을 불러 말했지만「삼도의 죽음」을 동기가 어떠니 비판하지 말고 이 사건을 선전에 이용하지 말고 침묵을 지키라고 타일렀다.「헌법개정」하면 외국에서는 일본의 우익만의 염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삼도는 우익이 아니다.
교양도 있는 사람이 저지른 일이다. 이 죽음은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그 죽음을 솔직히 올바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일부 우익단체에서는 벌써 삼도를 선전의 제물로 삼고 있지만 그것은 가증스런 위장이다. 나도 곧 성명을 낼 작정이지만 지금 당장은 날뛰지 말고 그의 명복을 빌고 장차 일본이란 나라를 키워 가는데 반영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와 같은 행동을 좇자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살리자는 것이다. 확실히 말해 두지만 삼도사건을 계기로 한 우익단체의 행동은 없을 것이다.
헌법개정 운동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추진하겠는가?
자민당 안에 헌법연구위원회라는 것이 있어 5∼6년 전부터 검토한다지만 아직 별로 한일이 없다. 헌법은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현 헌법은 맥아더 장군이 만든 것이지, 일본 국민이 만든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소련·중공이 갖는 핵무기를 일본이 못 갖는 다는 이론은 어디 있는가? 저쪽이 한방 쏘면 여기도 쏴야한다. 자위대는 직업이지 군대가 아니다.
정말로 일본을 지키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한국군 같은 막강한 군대를 가져야 한다. 최근 공산당 같은 곳에서 재 군비 반대를 하고 있자만 그들이 조국으로 생각하는 소련이나 중공은 군비를 확장해도 일본은 안 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미국에 의존해 왔지만 미국의 대일 정책은 일본을 강한 나라로 키우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밀착을 은근히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참다운 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는 공동운명체인 한·중·일이 같이 번영해서 「피부의 힘」을 길러야 한다.
현재의 정치는 어떤가?
옛날의 정치가는 부끄러움을 알았다. 지금의 정치가는 오직 사건이 일어나도 지휘권 발동으로 살려주는 몰염치다. 이런 것 등을 쳐부수려면 문제없다. 그러나 정치가들도 썩었다. 현 집권층 같은 것은 없애려면 문제없지만 하나가 없어져도 또 제2, 제3의 후안무치하고 축첩과 치부만을 일삼는 정치가가 나온다. 때문에 일본에는 혁명이 일어날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
적이 하려는지 백이 먼저 하려는 지는 모르지만. 좌등 총리에게 직 소한 일도 있다.
그러나 반응이 10%밖에 없다. 자민당은 구산일랑씨(50년대의 수상)와 함께 내가 키웠다. 지금이라도 대신 서너 명은 만들 입장이지만 정신 차리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일본의 우익단체의 실태는?
8·15전의 우익엔 사상·교육이 있었다. 전후의 우익은 깡패·폭력단이 단속을 피해 간판만 바꾼 것이 상당히 많다. 당국은 줄잡아 20만 명이라지 만 순수 우익은 3만 정도다. 작년 말 안보투쟁 때 과격학생 들을 저지하려고 내 문하의 청년 사상문제연구소 멤버가 동경도내에 집합했었다. 경찰이 못 막으면 우리가 나설 작정이었다. 우리 쪽 5백 명은 전학련 5천명과 대결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우익은 집단적인 실력행동보다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우익을 업으로 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가진 사람, 가정주부가 운동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국의 통일 문제는
한국은 내가 중학(선린상업)까지 다닌 정든 땅이다. 아시아의 어느 지도자보다도 박대통령을 존경하고 잇다. 사심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 당분간은 곤란하지만 북이 자유화하기 시작하면 통일될 수 있다. 한국이 통일만 되면 정말로 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번에도 경제 조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가서 1주일 있었지만 더욱더 미더워 진다. 한국의 38선 덕택에 일본이 번영한 이상 이윤 없는 일이라도 일본재계는 한국에 뿌리를 박아 경제성장을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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