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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정주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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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1월30일 제7회 수출의 날을 맞이하여 이낙선 상공장관은 상공인들의「3정주의」를 재창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 수출목표 10억 달러의 초과달성 전망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수출의 날은 이 나라 무역사상 하나의 전환점을 긋는 날이었다 할 것이다.
수출액이 연간 3천여 만 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60년대 초에 비하면 우리가 10억 달러의 수출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은 여간 대견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수출구조면에서도 종래의 원시 산 품 중심에서 탈피하여, 이게 근대적 공산품수출이 전체의 79%를 차지하는 진보를 이룩했을 뿐만 아니라, 수출품목도 다양화하여 우리의 수출품목이 종래의 69종에서 이재는 9백50종의 다수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격세지감이 있다할 것이다.
이 상공은 과거의 수출추세를 유지함으로써 수출 드라이브에 의한 경제성장이란 정책기조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상공인들의 정직·정성·정밀성이 요청됨을 강조하고, 아를「3정주의」라고 규정하여 상공인들의 자세확립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현명한 정책구호의 하나라 할 것이다.
사실, 이 상공의 지적을 기다릴 것도 없이 오늘날 우리의 상공인들이 수출의 신장을 위해 반성해야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은 누구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상공인들이 기회만 있으면 가격조작을 노리는 타성 같은 것을 이제 시급히 시정하고, 일부 상공인들이 본래의 기업보다도 부동산투기에 열중하는 등의 악습을 시정함이 없이는 국제적인 경쟁에 이겨 자주적인 경제를 운영해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자본은 투입하지 않고 금융자금 등 타인자본으로 적당히 운영하다가 부실기업을 만들어 회사정리 절차를 밟으려는 파렴치도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상적 거래로 국내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일으키면서도 개인적인 이득만을 위하여 부도덕한 것을 서슴지 않는 기업풍토가 시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 측면은 요컨대 이상공의 말과 같이 정직·정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파생되는 것이며, 합리주의 내지 과학적 정밀주의를 외면한 정상적 경영 관이 지배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경쟁에 이겨낼 수 있는 기업풍토의 조성이 과연 단순히 기업인들만의「3정주의」로써 이루어질 것인가는 역시 의문의 여지가 있다.
자본 제 경제에서 원칙적으로 정치와 경제는 밀접히 결합되는 것이라 하겠으며, 상공인들의「3정주의」실현을 위해서는 정부 및 정치인들의「3정주의」가 이에 호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이 국가적 과제이며, 이의 실현을 위해서 상공인들의「3정주의」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정치사회를 포함한 전 사회풍토의「3정주의」에 입각한 정화작업이 이름 뒷받침하는 기풍이 진작되어야할 것이라. 10억 달러의 수출목표를 축성하려는 역사적 국면에서 우리는「3정주의」가 정부를 포함한 우리사회 전제의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으로까지 파급되어 기필코 실천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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