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든 가방 돌려준 착한 중학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김태식(왼쪽)씨가 진준한군에게 장학금을 전한 뒤. 오른쪽은 매탄중 김영익 교장.

수천만원이 든 서류가방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중학생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수원시 매탄중 1학년 진준한(14)군이다. 축구부원인 진군은 지난 8월 25일 오후 학교에서 합숙을 마치고 안산에 있는 집으로 가던 중 길가에서 검은색 서류가방을 발견했다. 가방 안에는 현금뭉치가 가득 들어있었다. 진군은 곧장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진군의 아버지는 “돈은 절대 건드리지 말고 먼저 가방에 명함이 있는지 찾아본 뒤 주인에게 연락하라”고 조언했다.

 앞주머니에서 명함을 발견한 진군은 주인에게 연락했다. 가방 주인은 인천에서 자동차부품 제조·납품 회사를 운영하는 김태식(56)씨. 이날 안산에 있는 거래처에 들렀다가 직원들의 월급 수천만원과 중요한 계약 서류까지 들어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김씨는 진군이 다니는 학교로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천사 학생이 우리 회사를 살렸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또 진군에 대한 장학금도 전달했다. 김씨는 “진군에게 답례를 하고 싶은데 자꾸 거절해서 학교에 연락하게 됐다”며 “적은 돈이나마 진군이 축구선수 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군은 “당연한 일을 했는데 칭찬을 받으니 쑥스럽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