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수출의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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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적인 무역전쟁을 일으킨다고 하여 그 동안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어오고 있던 밀즈 법안이 지난19일 미국하원을 통과함으로써 미국의 수입제한입법은 우리에게도 더욱 현실적인 위협요인으로 등장하고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원에서 통과된 밀즈 법안을 상원에서는 연말까지 심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 폐기될 공산이 짙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원은 사회보장법안의 부대법안으로 수입 제한 법을 상정해 놓고 있다하므로 상원에서도 수입제한입법을 추진하는 세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상원이 수입 제한 법을 통과시키는 경우, 상하양원이 합동의회를 열어 최종법안을 확정짓게 될 것이라 한다. 따라서 수입제한입법이 미국의 법률로 확정되기에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만은 틀림없으나, 미국의 상하양원, 그리고 행정부가 다같이 형식이야 어떻든 수입제한을 바라고 있다는 진실만은 뚜렷하므로, 대미 수출의존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로서는 이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아울러 효과적인 정책을 꾸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미국의 수입제한조치는 그것이 입법을 통해 이루어지든, 자율규제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든 미국내의 최근동향으로 보아 결국 현실화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우리가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전제로 해서우리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임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대의명분하나만을 가지고 미국의 수입제한조치를 반대해왔으나, 국제정치문제에 있어 단순히 명분 때문에 실리를 포기한 강대국은사실상 없었다는 전례를 우리가 간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화를 회피하는 것이 우리의 실리에 도움이 된다면 자율규제협상으로 가능한 실리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집중시키는 자세를 버려서는 아니 되겠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의해야할 점은 미국의 수입제한에 대한 세계각국의 반응을 면밀히 검토하여 실효성 있는 대미교섭을 해야한다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본 난은 미국의 수입제한조치가 노리는 주안점은 아시아 저 임금 국의 대미수출을 억제하자는데 있는 것이며, 그 중에도 특히 일본의 대미수출을 억제하려는데 역점을 두고있음을 누누이 지적해왔다. 때문에 표면적인 비난과는 달리 서구제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냉담한 것이며, 오히려 미국의 제한 조치를 계기로 서구제국도 아시아 저 임금 국의 대 서구 수출을 견제하려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밀즈 법안이 입법화되든 아니 되든, 미국을 위시한 서구제국의 아시아 저 임금 국의 수출문제는 앞으로 우리의 중대한 시련으로 등장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쪽에서는 유엔 무역개발회담의 특혜관세제도 채택 안이 곧 실현될 인계에 있는 것도 사고이지만 이는 아시아 저 임금 국이 별로 혜택은 주지 못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는 것이므로 우리로서는 이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걸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끝으로 미국을 위시한 서구 제국이 두려워하고 있는 대상은 아시아 저 임금국 중에서도 특히 일본인 것이므로 우리는 대일 교섭을 통해 일본의의 자제를 강력히 요청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한다. 일본이 덤핑으로 대미 및 대 서구 수출을 강행하는 한, 그 여파를 여타 아시아 제국, 특히 한국이 입는다는 사실을 일본이 납득하도록 우리가 강력히 설득시켜야 할 상황에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대일 무역 순조 비율이 6대l을 넘고 있는데 일본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우리가 다시 제삼국에서까지 피해를 보아서는 아니 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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