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전씨 추도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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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대·고대·연대·이화대학생들은 20일 상오 노동자의 권익옹호를 위해 분신 자살한 전태일씨(22)에 대한 추도식을 갖고 정부와 노조에 보내는 선언문을 각각 채택했다.
이날 낮11시10분쯤 서울대 법대생 4백여명은 교정에 모여 허가 없는 집회를 금지한다는 학교당국과 옥신각신 끝에 전씨에 대한 추도식을 가졌다.
또 낮12시10분쯤 서울대 문리대 학생 1백여명과 이화여대학생 40여명은 문리대 4·19기념탑 앞에 모여 『전태일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이어 12시35분쯤 서울법대 도서관 앞에서 추도식을 올리고 있는 법대생과 합류하기 위해 스크럼을 짜고 문리대 정문을 나와 법대 쪽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경찰은 방해 말라』 『노조는 자신의 권익을 위해 싸우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중앙공업연구소 정문 앞까지 나갔으나 대기 중이던 경찰의 제지를 받고 학교 안으로 물러섰다.
이날 경찰은 학생들을 밀어내기 위해 경찰봉을 마구 휘둘렸으며 여학생들도 경찰봉에 머리와 다리 등을 맞아 다친 학생이 많았다.
20일 상오11시쯤 연세대학생 1백여명도 언더우드 동상 앞에서 전씨의 추도식을 갖고 근로대중의 권익보호에 학생들이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우리의 외침을 낭독했다.
고려대학교학생 3백여명은 이날 상오11시30분쯤 동교 교정에서 추도식을 갖고 『민권쟁취를 위한 우리의 선언』이란 유인물을 배부했다.
고대생들은 이 유인물에서 『정부는 근로대중의 실질적인 처우개선과 환경조성을 시급히 반영하라. 근로자의 진실한 참여 없이 근대화는 이룩될 수 없다』는 등 6개 항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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