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처럼 개편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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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대중 후보의 향토예비군폐지 대안은 몇 명의 현역 장교와 학계·언론계의 안보전문가에게 비밀리에 자문을 구해 구체안을 다듬어 유인물 김 후보 자택에서 프린트 해두고 비밀유지를 위해 최근 몇 차례 있었던 당내안보문제소위 및 정책심의회와의 사전협의에서 더 김 후보는 전모를 내놓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공화당은 그 대안이 발표되기 하루전인 18일에 이미 그 내용 전부를 입수해서 그 분석 결과를 19일 당무회의에 보고하고 반박성명을 야당발표와 거의 같은 시간에 내놓았다. 오치성 무임소장관은 『제1보충역 30여만 명은 몇년만 지나면 연령초과로 자원이 거의 고갈되고 이들을 향토경비대로 유지하려면 군대운용비 보다2, 3배나 든다』면서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에게 무장공비와 싸움을 시키겠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반박.
대안공표에 앞서 신민당이 처음으로 공식 검토한 정무회의에선 27세 미만이라고 표현된 83만의 갑호부대 병력을 국회 국방위원인 서범석·박기출 의원이 30세 미만이라고 지적, 이것만 수정됐다는 것.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신민당비주류의 주장과 안 열겠다는 주류의 주장은 오랜 시간을 끌어오면서, 감정적으로 고질화한 느낌인데 그 이유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심각한 진단이 가해지고 있다. 중도파임을 내세우는 중진 P씨는 최근의 당내풍토를 그 나름으로 분석하여 『문제는 지정인을 배척하거나 앞세우라는 당권경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체질적인데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체질이란 『주류가 구한민당 때부터의 폐소성 보수 체질을 벗지 못하고 있으며 비주류는 야당적 끈기가 없는 신참집단』이라는 것.
이 분석이라도 뒷받침하는 듯, 유진산 당수는 18일 정무회의에서 『일부인사들의 나에 대한 인신공격은 당권투쟁의 차원을 넘어 악의에 차있다. 내가 사표를 내서라도 기어이 대회를 강행할 생각』이라고 선언했는가하면 회의에 앞서 이재형 고문은 『우리추장은 지분에 따라 주식회사처럼 당을 개편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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