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유리·병 유리 공업계 대기업 진출로 시련 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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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에 중소기업으로 「스타트」한 한성(서울) 및 안광(마산)이 주문 생산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강화 유리와 70여 군소 업체가 전국 도처에 난립, 혼전을 벌이고 있는 병 유리 등 2개의 중소 유리 공업 분야에 한국·동성 등 양대판 유리 「메이커」를 비롯, 대기업이 진출함으로써 이 분야의 중소기업의 상태에 큰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 강화 유리>한국·동성선 이미 병설 계획 끝내|신진도 일본 회사와 제휴 자체 공급
종소 유리 공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 기도는 자동차 부품의 하나로 비교적 새 분야인 강화 유리(통칭 안전 유리)쪽이 특히 활발하다.
판유리 「메이커」인 한국 유리와 동성판 유리(대표 조봉구)가 모두 내년에 인천과 부산 공장에 강화 유리 생산 공장을 병설할 계획이며 지금까지 가장 큰 고객이었던 신준 자동차는 이를 직접 생산해서 쓸 계획으로 이미 부평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특히 일본 「메이커」와 제휴, 대원 안전 유리 공업 회사를 신설해 놓은 신진은 내년 봄부터 연산 5만 대분 규모로 생산을 개시하게 될 전망이어서 기존 업계는 벌써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지금의 수요는 연간 2만 대분 내외로 한성(3만대) 안광(1만대)만으로도 공급 과잉 상태.
여기에 신진의 5만대와 한국의 6∼10만대, 동성의 4∼5만대가 계획대로 추가되면 공급 능력은 무려 20만대 이상으로 급증하는 것.
따라서 기존 중소「메이커」들은 대기업 등의 무모한 전출에 반발하는 한편 당국에 현행 교통 법규를 개정, 모든 차량의 안전 유리 사용 의무화와 수입 억제 등 일련의 수요 개발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병 유리 군소 업체 70여 난립>대한 유리서도 콜라병·약병 생산 계획|OB계 한국 병 유리 기존 업체 위협
병 유리 공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은 한국 유리가 농어촌 개발 공사와 합작 건설하려다 동양 맥주로 넘겨 버린 한국 병 유리(대표 박우병) 하나 뿐이지만 기존 업계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큰 위험을 느끼고 있다.
동성판 유리의 등장으로 이제까지의 독점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 한국 유리가 새 분야 발굴 계획의 일환으로 안전 유리에 앞서 손을 댔다가 기존 업계의 반발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한국 병 유리는 우선 맥주병과 「콜라」병 등 OB 「그룹」과 관계 깊은 유리병만을 양산할 계획인데 그 규모는 일성 1백10t으로 기존 업계 중 비교적 규모도 크고 자동식이라는 대한(1백t·대표 김봉재) 중앙(70t·대표 김진석) 현대(40t·대표 김대성) 등을 모두 능가할 전망이다.
현재 병 유리 업계에는 그밖에도 규모가 일산 10∼15t에서 1∼2t 정도의 자동식 군소 업체들이 70여개나 난립해 있는데 수요가 모자라 몇몇 업체를 빼고는 가동이 어려운 실정.
이런 판국에 한국 병 유리가 내년 3월부터 가동을 개시할 전망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맥주병과 청량음료 병을 주로 생산 공급해 오던 대한 유리가 벌써부터 약병 생산을 기도, 그 여파는 병 유리 공업 전반에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병 유리 업계는 우선 소주·청주병과 약병만이라도 고병 재사용 금지의 법제화를 정부 당국에 재차 요구해볼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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