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이냐 은퇴냐「메카디」의 정치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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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학생들과 「리버럴리스트」그리고 반전「그룹」의 우상으로 군림하던「유진·매카디」상원의원이 홀연 정치 선에서 물러났다. 「미네소타」주의 선거구를「험프리」에게 양도, 출마를 포기 한 것이다. 지난22년 동안 상·하원 진출의 기반이었던 이곳을 다른 사람도 아닌「험프리」에게 물려줬다는 것은 아무리『파격적인 행동으로 유명한』「매카디」기로서니「그럴 수가 있을까』하는 것이 일반적 반응이었다.

<정가선 자살 행위라고>
그도 그럴 것이 68년 대통령후보 지명전 때「매카디」는 「존슨」의 후광을 업고 나온 「험프리」를 『이념 결핍 환자의 표본』이라고까지 비난했으며 양자의 대립관계는 그 뒤에도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험프리」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원에 진출, 72년 대통령후보의 지명을 노리고 있으며「매카디」역시 『72년 출마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번의 선거구 양보는 말하자면 『정적을 무장 시켜주는』수수께끼 같은 행동인 셈이다.
「매카티」정치 활동 방식을 비난해오던 일부「업저버」들은 이번의 그의 행동을『사실상의 정치적 자살』이라고 단정했다. 이들은 미국의 전통적 정치 풍토가 『제3선에 숨어 있는 정치적 거물』을 허락하지 않으며 상원이라는『각광받는 무대』에서의 탈락은『대중으로부터의 망각』밖에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견해는 정가의 『거의 공통된 견해』이기도하다.

<정치적 자퇴 계로 규정>
그러나 극단적으로 「매카디」를 싫어하는 일부 보수계 인사들은 그의 정치생명이 이미『68년 후보 지명전에서의 패배 때 끝났으며』이번의『정치적 자퇴계 제출』은 이에 따른 필연적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매카디」는 진보세력과 국민들의 반전여론 상승기류로 이용한『기회주의적 혜성』이었을 뿐, 그 밖의 의미는 부여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후보 지명전에서 참패한 뒤『물불을 가리지 않고 그의 일을 돌봐 줬던 추종자들』을 무참히 저버렸다는 사실이 『기합주의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진보적 자세로도 평가>
「시카고」지명대회 이후「매카디」가 그의 추종자들을『참으로 덤덤하게』흐트러뜨린 것은 사실이었다. 그의 선거 사무를 맡아 왔던 한 학생은 그때의『섭섭했던 기분』을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그는 우리들의 「시저」였습니다. 맹렬한 기세로「로마」(지명전)를 향해 진격했지요. 한데 「포」강 앞에 오자 「시저」와 「매카디」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시저」가「화살은 시위를 떠났다」고 외친 데 반해 「매카디」는「잘 들 해보게」라고 말한 셈이지요.』
그러나 「매카디」의 『충실한 근위 사단』들은 그의 수수께끼 같은 정계 은퇴조치를『발전적이고 독창적인 전진자세』로 받아들이고 있다.『발전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1개 선거구의 대표가 아닌『전 미국의 진보세력 대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며 『독창적』이란 말은『「드골」식 은둔에서 권좌를 직접 노리는 새로운 방법』을 가리킨 것이다.

<학생 등엔 여전한 인기>
실제로 「매카디」는 72년 대통령선거에 대한 야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진보 노력이 하나의 가치아래 모인 제 삼 당의 필요성』을 강조,「신명」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조차 나오게 했었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그 가『진보적 색채로 체질 개선을 한』민주당으로부터 후보 지명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비록 상원의원직을 버리고 정치의 제삼 당으로 물러서기는 했지만 학생과 진보 세력간에서의 그의 인기는 여전히 위력을 갖고있다. 예컨대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강연회를 가졌을 때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그의 입장과 퇴장을 기립 박수로 맞는가 하면 68년 지명 유세 때 이상으로『열렬한 신뢰를 표시』했었다. 학자풍의 『고고하고 때묻지 않은』그의 인상은 확실히 젊은 층의『이상적인 우상』이 될 수 있는 필요 충족 조건을 갖췄다는 평판이다.

<본인 해명도 아리숭>
68년 후보 지명전 뒤 추종자들에게 보여준「배신에 가까운 유기』에 대해서도 그의 답변은 지극히 『「매카디」「적」』이다. 『국민들 모두의 가슴속에 있는 것을 내가 앞장서서 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그 운동의「리더」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나를 따라 오라고 말한 적은 없다. 자기 양심의 지시에 따라 나와함께 움직였다면 거기에 무슨「배신」과 「유기」가 있을 수 있는가』「돈·키호테」라기에는 너무 현실적이고 현실 정치가로서는 너무나「돈·키호테」적인 그의 정치 활동방식 때문에 미 국민과 정계 「업저버」들은『언제나 엇갈리는』해석을 내려 왔었다. 그러나 그 자신은 자기행동의「증세」를 다음과 같은 시로 진단해 냈다.
나는
실존을 느끼는 뜀뛰기 선수.
우주야 어쨌든 상관없지.
나는 여기
대지를 딛고 있으니까.

<워싱턴·포스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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