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제5차 당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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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괴는 지난 2일 노동당 제5차 대회를 개막했으며, 그것은 오는 13일까지 계속되리라고 한다. 원래 공산당의 당 대회라는 것은 공산당의 최고기관이라는 명색을 가지고 당 노선의 결정, 또는 임원의 선거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그 내막은 판에 박은 각본아래 거수 기를 동원하여 그들의 공산독재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어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할 것이다.
특히 북괴노동당은 노동당대회를 통해 김일성을 우상화하고 김일성 개인독재를 강화하며, 대남 침투를 강화하는 수단이 돼 있으며 이번 당 대회 또한 그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번 북괴의 노동당대회는 1966년 10월, 이른바 「당 대표자회의」가 열린 일이 있으나, 1961년의 제4차 당 대회이래 9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제4차 당 대회에서는 이른바「인민경제 7개년 계획」을 비롯해서 적화통일을 위한 대남 공작 강화·반 당분자의 숙청 등을 발표하고, 특히 그후 61년 12월 군사노선으로서 『군대의 간부화, 군대의 현대화,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국의 요새화』 등을 게양하면서 전쟁을 준비하고 점차 대남 무장공비의 침투를 격화시켰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1966년 10월의 당 대표자회의에서는 김일성이 ①『국제정세와 국제공산주의 운동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 ②『사회주의 건설을 촉진하며 우리의 혁명기지를 강화하는데 대하여』 ③『남조선정세와 남조선인민들의 투쟁에 대하여』라는 세 가지 의제를 제시, 채택하면서 중공-소 분쟁에서는 소위 「자주노선」을 게양하는 한편, 군사비를 증액하기 위하여 7개년 계획을 3개년 연장하는가 하면 대남 침투를 강화하여 『결정적 시기의 혁명적 대사업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것』을 호언했던 것이다.
전기한 66년 10월의 당 대표자회의에서 채택된 노선에 입각하여, 북괴는 68년의 1·21사태를 비롯해서 푸에블로 호 납북, 울진·삼척 침투, 69년 4윌 15일의 EC 121기의 격추, 그밖에 갖은 도발과 더불어 무장공비를 남한에 무수히 침투시킨 컷은 우리가 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제5차 당 대회에서 김일성은 『전 북괴인민은 모두 무장되고 있으며 북괴전체가 요새 화하여 있다』고 호언하고, 『북괴는 적화통일을 목표로 대한민국에 대한 투쟁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로써도 명백히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북괴는 과거에 내세운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계속 호전적인 침략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의심할 바 없는 것이다.
북괴의 당 대회는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번 북괴를 경계하고 철두철미,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북괴는 과거나 현재나 조금도 다름이 없이 무력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계속 고조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국방과 안보를 강화해야 하며, 그를 위해 모든 국민은 힘을 합쳐 강력히 대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 상태에서나마 한반도에서의 정세가 파국에 이르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군사력의 균형 때문이라고 하겠으며, 우리는 그 어떤 상황에 있어서도 그것을 깨쳐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국방이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단 군사적인 면만 아니라 비군사적인 분야를 포함하여 조화된 국력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면에서의 균형된 발전을 도모하도록 전국민이 합심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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