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증권사 CMA 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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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자산관리계좌)는 증권사에 날개를 달아준 상품이다. 지난 2009년 8월 증권사에 자금이체업무가 허용되면서 CMA에 지급결제기능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오랜 숙원이었던 뱅킹기능이 생겨 금융허브자리를 놓고 은행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서 증권사의 위상이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후 은행들이 독점해왔던 소액 입출금과 송금, 공과금 납부, 신용카드 결제 등의 금융거래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CMA 신상품을 앞다퉈 쏟아냈다. 무엇보다 개인 투자성향 파악이 가능해져 고객에게 정확한 상품추천을 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부가서비스도 선보였다. CMA카드를 신용카드와 연계해 공모주 청약한도 우대, 이체 출금 수수료면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할인, 고금리 혜택을 제시하며 고객을 유혹했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의 대이동이 일어났다. 특히 1년 미만의 단기성 자금의 은행탈출이 두드러졌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으로 2004년 4월 처음 도입됐다. 은행의 보통예금통장과 비슷하다. 그러나 은행예금이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데 반해 CMA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금을 다시 고객에게 둘려주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CMA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입출금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하루만 맡겨도 높은 금리를 준다는 점이다. 은행의 일반 통장의 경우 많아야 연 0.2~0.3%에 그치지만 CMA는 평균 2.5% 내외의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이자지급 방식도 유리하다. 은행통장은 3개월 혹은 6개월의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에 이자평가일까지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이자를 받지 못한다. CMA의 경우 하루 단위로 이자를 평가함으로써 이자율이 높게 형성되는 구조다. 그러나 CMA는 5000만원 한도인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다. 만에 하나 CMA에 편입된 채권발행기관이 망하거나 하면 원금보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증권사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MA의 이율이나 부가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됐다. 이에 따라 투자대상이 안정적인지, 이용시 편의성은 갖췄는지로 차별화를 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CMA 상품의 원조격으로 통하는 동양증권의 ‘W-CMA통장’이 이런 쪽으로 승부수를 띄운 대표적인 상품이다. W-CMA통장은 출시 이후 가입계좌수 1위를 지켜온 스테디 셀러다.

 먼저 W-CMA통장은 고객의 성향에 따라 MMW(머니마켓랩), RP(환매조건부채권), MMF(머니마켓펀드) 등의 ‘자동투자상품’을 선택하도록 해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뛰어나다.

 CMA-MMW는 모든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을 관리하면서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한국증권금융(신용등급AAA)’의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CMA-MMF와 CMA-RP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행한 우량한 채권이나 은행 CD(양도성예금증서) 위주로 운용된다. 이들은 망할 염려가 없는 공공기관들이다.

 뭐니 뭐니해도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의 선택에 따라 자동투자상품을 지정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예탁금이용료를 지급한다는 점이다.

 통장 예수금 중에서 다른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고 남은 현금은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보호가 적용될 뿐만 아니라 하루만 맡겨도 높은 수준의 예탁금이용료를 지급한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편의성도 대폭 보강돼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금융거래가 가능해졌다. 동양증권은 자체 ATM망을 구축해 편리한 입출금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전국 세븐일레븐·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 등에 설치된 롯데 ATM기기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롯데ATM 제휴서비스’도 출범시켰다. 동양증권 W-CMA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진행하는 ‘2013 The Proud 명품지수’에 7년 연속 선정됐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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