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창설 25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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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4일 유엔총회는 유엔창설 25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총회』의 막을 올렸다. 잘 알려져 있는바와 같이 이번 제25차 연례총회는 14일부터 24일까지를 유엔창설 4반세기를 축하하는 『기념회기』로 정한바 있다.
일명 『수뇌총회』라고도 불려지는 이번 기념총회에서는 닉슨 대통령을 비롯한 약90개국 수뇌들의 연설을 듣고 통상의제와는 달리 유엔헌장의 주장과 유엔지지를 다짐하는 『창설 25주년 기념선언』 『우호원칙에 관한 선언』, 『제2차 유엔개발 10개년 계획』등 3개 결의안을 채택하고 그 막을 내릴 예정이다.
기념총회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비록 유엔회원국은 아니지만 유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뭇 회원국과 함께 유엔창설 25주년을 축복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되어 있듯이 유엔은 제2차 총회에서 유엔 한국감시위원단의 설치 및 총선거실시결의안을 채택한 이래 제3차 총회에서는 한국정부를 한반도에서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했고, 6·25동란 때는 유엔군을 파견했다. 또 그후 유엔은 해마다 통한결의안을 채택했으며, 특히 언커크와 유엔군을 상주시켜 계속 한국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창설 25주년을 맞는 유엔의 장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착잡한 견해가 표명되고 있는 것도 또한 가리울 수 없는 사실이다. 즉 그 장점도 지적되고 있는 반면, 유엔의 평화유지 기능면에 있어서의 실망감 또는 좌절감 등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월남전과 중동분쟁, 체코사태 등에 있어서 유엔은 거의 무력했다고 보는 견해가 없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엔은 그동안 다대한 업적을 쌓은 것이며 특히 캐슈미르·콩고·키프로스·팔레스타인·수에즈전쟁 등에서 유엔은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뿐 아니라 유엔이 세계의 경제·사회·문화발전에 끼친 성과는 매우 큰 것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민의 입장에서는 유엔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유엔에 대한 견해여하간에 오늘날의 세계에 있어서 우리는 유엔 없는 세계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유엔은 세계의 결집된 여론을 반영시키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또 각국의 행동을 조화시키기 위한 외교의 광장으로서, 그리고 세계평화기구로서의 존재가치는 계속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기념총회와 더불어 유엔의 기능이 강화할 것은 물론, 세계평화유대를 위한 신풍이 일어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이번 기념총회와 더불어 유엔은 명실공히 평화의 전당으로서 그 기능이 강력해지도록 각국이 합심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기원은 아닐 것이다.
특히 한국민의 입장에서는 기념총회와 함께 통한결의안의 강력한 실천 같은 것을 요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문제는 유엔의 축제라고 할 수 있으며 유엔은 현안의 한국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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