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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명절 한복 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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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한미숙 미성한복 대표가 명절 한복 고르는 요령과 한복을 입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복을 ‘우리 문화유산의 정수’라고 예찬해 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베트남 국빈 방문 중 한복 패션쇼에 깜짝 등장해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외 중요 일정마다 한복 패션을 선보이는 박대통령의 문화외교는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을 다시 한 번 주목 받게 하고 있다.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는 아산 한복특화거리의 분위기를 살피고 명절 한복을 잘 고르는 요령을 살펴봤다.

한복은 갖춰 입어야 하는 만큼 몸가짐을 정돈시켜 주는 옷이다. 요즘엔 한복을 ‘잔치 때 한 번 입고 장롱 속에 처박아 두고 안 입게 되는 옷’ 이라고 내치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한복을 ‘맞춤’보다 ‘대여’하는 일이 다반사다. 불황의 그늘이 짙을수록 환하고 고운 우리 옷 한복을 갖춰 입으며 사라져가는 전통과 문화를 되살려 보는 건 어떨까. 올해 추석엔 장롱 안에 고이 모셔 둔 한복을 꺼내 제대로 맵시 있게 입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산의 한복특화거리는 우리 문화양식의 대표 격인 전통 한복집이 즐비한 곳이다. 대부분 30년 이상 대를 이어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로 오랜 세월을 한자리를 지켜 왔다. 경기 불황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지만 가격이며 디자인에 있어 대도시 못지않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간판 재정비로 더욱 산뜻하고 환해진 한복특화거리에서 한미숙(45) 미성한복 대표를 만나 도움말을 들었다.

내게 어울리는 한복 고르는 요령

요즘엔 감색이나 먹색 같은 차분한 색상의 치마에 파스텔톤의 저고리를 매치한 세련된 배색이 인기 있다. 그러나 유행을 따르기에 앞서 오랫동안 입으려면 가급적이면 무난하고 자연스러운 전통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단을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느질과 재단법에 따라 디자인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바느질을 잘 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고르기보다는 얼굴형, 목선, 체형, 피부색 을 잘 고려해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좋다. 깃과 끝동, 고름에 다른 배색을 넣고 화려한 장식보다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은은한 멋을 살리는 것도 방법이다.

한복의 가격대

비단보다 혼방 소재의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격은 점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맞춤은 20~40만원, 대여는 5~15만원선이다. 본견으로 맞출 경우 40~70만원대다. 어린이 한복은 보통 8만 원대로 장신구를 더하면 10만원이 조금 넘는다. 어린이 한복 장신구는 머리띠, 조바우, 배씨댕기, 노리개 등이 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장신구인 노리개는 연령을 떠나 한복 저고리의 고름이나 치마에 달아 주면 멋과 생동감을 더해준다.

어린이 한복 장신구 머리띠.

어린이 한복

경기 탓인지 성인 명절 한복을 사러 오는 일은 드물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한복을 입는 행사가 많아 어린이 한복의 매출이 가장 꾸준한 편이다. 어린이 한복은 돌 사이즈인 1호부터 15호까지 구성돼 있다. 각 호수를 나이로 생각하고 선택하면 맞는 한복을 고를 수 있다.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고 무리해서 큰 한복을 사기 보다는 한 치수 정도만 더 여유 있게 고른다면 맵시 있게 입힐 수 있다. 어린이 한복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편안함이다. 피부에 닿는 안감이 까칠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지, 정전기가 심하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아이들은 한복을 입으면 절부터 하려고 덤벼든다. 이처럼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한복 보관

한복을 입고 난 후 보관할 때는 어떤 원단인지 다시 확인 후 세탁해야 오래도록 입을 수 있다. 실크인 경우엔 얼룩이 졌을 때 바로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며 합성섬유소재의 경우 가볍게 손세탁을 해도 무방하다. 특별한 얼룩이 없다면 가볍게 먼지를 턴 후 잘 다려서 옷걸이에 걸어 건조시킨다. 저고리와 치마는 잘 개어 상자에 넣되 치마를 먼저 넣고 저고리를 넣는다. 치마의 무게가 저고리보다 무거워 오랫동안 눌려 저고리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림질할 때에는 저고리의 경우 먼저 안감부터 다린다. 도련(가장자리)과 깃부리(여미는 부분의 끝)의 안감이 겉으로 밀려나오지 않도록 안쪽에서 눌러 다린 다음 겉감을 다린다. 겉감은 뒷길(넓고 긴 폭)과 소매 뒤, 앞 길과 소매 앞, 안깃, 겉깃, 고름 순으로 다린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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