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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10년...실용화 시대는 오나|마술의 광선「레이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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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세기 최대의 발명이라는 마술의 인공광인「레이저」의 발진장치가 미국의「메이먼」에 의해 개발 된지 꼭10년. 살인, 대륙간 탄도유도탄 파괴로부터 초다 중 통신, 초원거리 통신에 이르기까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넓은 응용 가능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발진기의 수명과 안정성 등 문제 때문에 본격적인 실용화의 길에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탄생 뒤 10년이 되자 서서히 걸음마를 시작, 지난번의「엑스포 70」에는「레이저」를 응용한 장치가 제법 눈에 띄었다. 특히 최근엔 미국과 일본서「레이저」 에 관계되는 획기적인 3종의 발명이 나와「레이저」시대의 도래를 알려주고 있다.

<파장과 위상 골라 반도체 발진 가능>
보통 광선은 파장과 위상(파도의 산과 골짜기)이 고르지 못해 밝기나 열 등 실용 면을 빼면 그리 용도가 없다. 그런데 이 광선을 파장과 위상이 고르게 발진시킨 인공광선이 바로「레이저」 다. 10년 전에「메이먼」은「루비」에「키세논·플래쉬·램프」의 센 광선을 쬐어서 처음으로 적색광의「레이저」(주파수 매초4×10의 14승「사이클」)를 발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뒤 고체뿐 아니라 액체·기체로도「레이저」를 발진시킬 수 있게 됐고 비소·「갈륨」, 비소·「인듐」등 반도체로도 레이저를 발진시킬 수 있게됐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어느「레이저」발진기도「에너지」변환효율이 아주 낮기 때문에 ①대 전력을 주지 않으면 작동 안하고 ②연속 발진이 어렵다는 결점이 있었다.

<텔리비젼 전화 등 통신 시스팀 발전>
그런데 최근 미국의「벨」전화 연구소에서는 모래 알만한「레이저」발진기를 개발함으로써 회 중전등용 전지수개로 백만 시간(1백10년 이상) 연속 발진이 가능하게 됐다. 이 획기적인「레이저」발진기는 동 연구소의「모튼·B·패니쉬」와「하야시」(임엄웅)의 두 박사가 개발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쓰인 것은「갈륨」「알루미늄」 비소혼합 반도체라고. 이「레이저」발진기의 출현은 전자공학 분야서「트랜지스」가 진공관으로 대체된 것과 같은 진보를 광 공학분야에 가져올 것이며 양산화 되면 1개 수「달러」로도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 발진기의 출현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회화를 하는 TV전화 등 통신 시스팀에 큰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공업기술원의 전자기술 종합연구소는 최근「레이저」를 응용해서 한 장의 조그마한 「필름」에 많은 문자정보를 저장해 두었다가 빨리 그 문자를 읽어내는 새로운 정보처리 「시스팀」의 기초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레이저」는 파장과 위상이 고르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어떤「패턴」을 투과할 때 위상이「패턴」의 모양에 특유한 변환을 받아 그「패턴」의 정보를 함유하는 광선으로 된다.
그와 같은 광선을 2개 겹쳐서 사진「필름」위에 상을 만들면 위상이 조금 틀리기 때문에 독특한 간섭호(홀로그람) 이 생긴다.

<어긋난 위상 이용 입체 사진술 개발>
이 성질을 이용하여 지금 한창 개발되고 있는 것이 입체사진술(홀로그라피) 이다. 아뭏든 그「홀로그람」에는 2개의 정보가 혼합돼 있어 가지고 거기에 한쪽 정보를 함유하고 있는 「레이저」광을 비추면 다른 한쪽 정보를 함유하고 있는「레이저」가 튀어나온다는 것.
예를 들면「가」「나」 라는 두 문자를 투과한 후「레이저」광의「홀로그람」을 만든 다음 「가」에「레이저」광을 비추면「나」가 나오고「나」에 비추면 「가」가 나온다. 문자를 읽는 장치는「컴퓨터」에서 눈 노릇을 하는 것인데 이제까지는 전자「빔」이 문자 위를 주사 (스캐닝)하여 글자가 있으면「1」 없으면「0」 이라고 외게 했다.
그런데 이번의「레이저」방식은 전자「빔」식으로 정보를 시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눈 모양으로 정보를 공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새로운 방식은 다수의 문자를 조그만 면적에 수용할 수가 있다.
문자를 2백「밀리미크론」(1밀리미크론은 1백만 분의 1밀리) 간격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기문자 같은 것도 포함해서 2천 정도의 문자를 3cm사방의「필름」에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홀로그람·메머리」는 문자만 아니고「CAT」를 넣으면 고양이라고 나오는 번역 기능 등 응용 기능이 크다.

<초고속 펄즈 부호 일서 처음 상품화>
일본전기(NEC) 는 최근 대량정보의 교환이 가능한「레이저」통신장치「TRL-1○○M 시리즈」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품화했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광을 초고속으로 변조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시원치 않고「레이저」발진기의 수명이 낮은 등의 문젯점 때문에「레이저」통신장치의 실용화가 늦었고 더구나 상품화까지는 기대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차에 일본전기는 최근「레이저」 광선을 초고속으로「펄즈」부호로 하는 PCM(펄즈·코드·모듈레이션) 기술과 고속 광 변조기의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매초에 1억「비트」 (비트는 정보량의 최소단위로「컴퓨터」서 0 또는 1은 1비트)를 처리할 수 있게됐다. 이와 동시에 장수 명이면서 안정되고 소형화된 발진기까지 개발하게되자「레이저」통신장치를 상품화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한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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