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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지름길은 힘의 함양|박 대통령, 국군의 날 맞아 자주·자위 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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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일『북괴가 끝내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을 무시하고 적화 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들의 무모한 야욕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힘을 배양하고 폭력에는 폭력으로, 무력에는 무력으로 대응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제 22회 국군의 날 유시를 통해『나는 8·15 담화에서 북괴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대한 몇 가지 선행 조건을 행동으로 입증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일성 집단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방으로 우리의 진지한 평화통일 노력을 전면적으로 거부했다』고 말 하고 이는 북괴가 평화통일에 대한 성의 있는 노력을 무시하고 폭력과 무력에 의한 적화 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우리의 평화적 국토 통일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자주·자위의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고 일면 국방·일면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제·사회·문화·군사의 모든 면에서 북괴를 압도하는 실력을 확보함으로써 북괴가 스스로 침략 야욕을 포기토록 하는 것이 전쟁을 막는 최선의 길이며, 통일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 요지는 별항과 같다.

<평화통일 노력은 중단 않겠다-요지>
『오늘 날 우리「아시아」지역에는 긴장 완화를 위한 자유국가들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 도발에만 광분하는 폭력집단들의 음흉한 흉계가 나날이 증대되어 가고 있고, 이들이 평화다, 협상이다 하고 위장 전술로 연막을 쳐가면서 침략적인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상태가 계속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위험을 내포한 곳이 바로 우리 한반도다.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 괴뢰 집단은 오로지 무력 침략을 위한 전쟁 준비에 광분하면서 겉으로는 그들의 침략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평화 공세에 광분해 왔다.
그들은 뻔뻔스럽게도 금년 들어 또다시 상투적인 평화 공세를 떠벌리고 이번에는 주로 미국에 대하여 일대 선전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하나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6.25 남침 직전, 그리고 4·19전후에 하던 것과 조금도 다름없는 것으로서 결국은 보다 큰 무력 도발을 감추어 보려는 위장이요, 기만에 불과한 것이다.
즉, 70년대 초반을 무력 적화 통일의 결정적 시기로 삼고 전쟁 준비에 광분해 온 그들은 최근에 와서 주한 미군의 감축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자 이를 부채질함으로써「대한민국의 방위력의 약화를 꾀하고, 나아가서는 무력 남침의 기회를 포착해 보자」하는 그들의 속셈이 너무나도 뻔한 것이다.
김일성 일당이 평화의 가면을 쓴 채 무력 포기를 거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폭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것이 곧 김일성 일당들의 권력 유지와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인 것이다.
김일성은 지금까지 그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불만을 품고 있거나 그를 견제할만한 세력이 나타나면 발견되는 쪽쪽 이를 반동분자라는 누명을 씌워 숙청하고 오직 그를 맹종하는 추종자들만이 판을 치는 독재 체재를 북한 땅에 굳혀 왔다.
그리고 외부 세계에 쏠리는 북한 주민들의 눈을 차단하기 위하여 북한 사회를 완전히 폐쇄해 놓고는 「남한은 자본주의 독재 밑에서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다」 또는「남한에서 북진 준비를 하고 있으니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는 따위의 터무니없는 말로써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폭력 혁명을 선동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만약에 북한 사회를 개방 체제로 바꾸어 놓는다면 밀어닥치는 자유화의 물결로 김일성 체제는 하루아침에 밑바닥에서부터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건설이 빠르면 빠를수록 북괴는 자꾸만 초조해진다. 모든 면에서 우리가 북괴를 압도하게 되어, 그들의 적화 통일의 꿈이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일 때 북괴가 미리 앞질러서 발악적인 모험을 저질러 올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지난번 8·15 담화에서, 그 동안 북괴가 떠들어댄 평화 공세의 진의가 무엇이고 또한 그들이 진정으로 평화와 긴장완화를 원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타진하기 위하여 긴장완화에 대한 몇 가지 선행 조건을 행동으로 입증할 것을 요구한바 있다.
그러나 김일성 집단은 여기에 대해서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역설과 비방으로 우리의 진지한 노력을 전면적으로 거부했다.
오히려 그들은 한술 더 떠서「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고 애국적 인민 정부를 세우겠다.」 그것을 위하여「북한을 남조선 인민들의 영웅적 해방 투쟁을 위한 혁명 기지로 제공하겠다」는 따위의 폭언을 되풀이함으로써 그들이 내놓은 통일 방안이 말과는 달리「평화적」인 것이 아니며, 실상은 폭력 혁명의 교조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의 입으로 재확인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실망해서는 안되며 절대로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정치철학과 세계관을 달리하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있어 폭력의 포기를 선언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사상을 뜯어고치거나, 그들의 주무기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에 쉽사리 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성이 말살된 공산주의자라 할지라도 역시 인간인 이상「진실은 결코 숨길 수 없는 것이다」하는 양심과, 억지로 진실을 왜곡, 부정하려 할 때에 느끼는 자책감은 그래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과 기대는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하물며 같은 조상으로부터 같은 핏줄기를 이어받은 같은 민족에 있어 서랴.
우리는 국토의 통일을 위해서 끝까지 평화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방에 대한 우리들의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고자 한다.
즉, 우리의 국토는 일차적으로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 된다는 것이다.
우방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지원 적인 것이며 우리의 국토는 우선 우리가 지킨다는 우리의 자주적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우방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이러기 위하여 우리는 자주·자위의 결의와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고, 일면 국방 일면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그 어떤 분야에서도 북한에 비해 절대 우위의 실력을 확보함으로써 북괴로 하여금 침략의 야욕을 스스로 포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자립경제와 자주국방. 그것은 실로 전쟁을 막는 최선의 길이며, 통일의 지름길이며, 5천만 우리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약속하는 중흥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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