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베트남은 한국 젊은이에게 기회의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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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호찌민시에 위치한 한세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김동녕 회장(박 대통령 오른쪽)과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세베트남은 의류 수출 전문기업 한세실업이 2001년 세운 베트남 현지 법인으로 1만8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호찌민=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베트남 호찌민을 찾았다. 베트남이 1975년 북베트남(월맹)에 의해 통일될 때까지 남베트남(월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이 호찌민이다. 남베트남 패전 이듬해인 76년 호찌민으로 공식 개명됐다.

 사이공은 75년 통일까지 참혹한 내전 속에서 요동치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전후 다시 태어난 호찌민은 더 이상 예전의 사이공이 아니었다. 중국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최대의 경제도시가 호찌민이다. 한국 대통령의 호찌민 방문은 2004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이후 9년 만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정치 중심지인 하노이에서 베트남 정부와 관계를 강화한 뒤 경제 중심지에서 ‘세일즈 외교’의 정점을 찍겠다는 뜻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7월 말 현재 호찌민에는 베트남 산업무역부 인가 기준으로 2340개의 외국상사 대표사무소가 있다. 싱가포르 300개, 홍콩 249개, 한국 210개, 일본 138개 등이다. 2007년 1월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전후해 한국 기업의 진출이 급증하며 투자업체뿐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포함, 한국계 업체의 수가 1800여 개에 이른다. 교민 수는 8만5000여 명으로 동남아 도시 중 가장 많다.

 박 대통령은 이날 레탄하이 호찌민시 당서기와 레황꿘 시장이 공동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기업인들이 더 많이 투자하고자 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말해도 되겠느냐. 그런 게 해소돼야 더 많이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마이스터 학교 졸업생이 여기에 와서 기술을 전수할 기회를 갖도록 이런 (고용)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 밖에 ▶베트남에 투자한 기업이 추가로 투자할 경우에도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부여 ▶적절한 투자 파트너 물색을 위한 기업 건전성 검증에 필요한 독립 회계 감사시스템 도입 ▶복잡한 건설 관련 법규 정비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레탄하이 당서기는 “애로사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시의 재량권을 벗어나는 경우 중앙정부에 해결방안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한세베트남을 찾았다. 의류 수출업체인 한세베트남은 2001년 현지에 법인이 설립돼 현지 고용직원 규모가 1만8000명에 달해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린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동포간담회에서 “앞으로 다양한 첨단산업으로 경제협력의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며 “큰 꿈을 가지고 세계로 도전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베트남은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노이에 숙소를 두고 당일치기로 호찌민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11일 귀국한다.

하노이=신용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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