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1만건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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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들어 서울 시내의 각종 교통사고는 건국 이래의 피크를 기록, 26일 상오 현재 1만1백57건이나 발생하였으며 3백22명의 사망자를 냈고 9천1백22명의 부상자를 냈음이 밝혀졌다.
또 서울시 이외의 사고도 기록적으로 늘어나 금년 들어서만 해도 부산에서는 달리던 버스 속에서 폭발물이 터져 승객 28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난 것을 비롯하여 3명의 사망자를 낸 춘성의 버스 추락사고, 7명의 사상자를 낸 영주 버스 전복사고, 명의 사상자를 낸 무주 삼유재 버스추락사고, 12명의 사망자를 낸 공주 버스 전복사고, 2명이 죽은 중원부 버스 추락사고, 12명의 즉사자를 낸 창녕 버스 추락사고, 24명이 떼죽음 당한 고령 버스사고, 13명이 사망한 양산 버스 전복사고, 25명의 사망자를 낸 추풍령 고속버스 추락사고, 14명의 사망자를 낸 최근의 대관령 버스 사고 등 중요 교통사고만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발생하였다.
서울시의 경우 작년 동기의 교통사고에 비해 금년에는 13%가 증가했는데, 사망자는 34%가 증가하고 부상자는 16%가 늘어나 사상율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적인 경향도 같아,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이 통계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서울시의 경우는 대체로 과속이 주인이 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보면 차량 노후, 도로불비, 정비불량, 운전부주의 등이 주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교통사고가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당국은 제한적인 예방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사고가 난 뒤에야 고식적인 사후 수습에 골몰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최근에 노후 버스 대체 계획을 세워 그 중 몇몇 대의 버스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국적으로는 아직도 노후버스가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 3, 4년만 운행하면 노후차로 폐차하는데 반하여, 우리 나라는 10년 내지 15년이 지난 차까지도 버젓이 검사를 통과하고, 운행이 허가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 하에서 무엇보다도 급선무는 노후 차량을 대폭적으로 정리하여 신차 대체를 단행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차량검사도 보다 엄격하게 하여 불량차량을 추방하고 차량정비를 강화하여 사고원인을 없애야 할 것이다. 또 건설부는 사고가 잦은 고갯길이나 도로를 확장하고 포장하여 교통사고를 줄여야 할 것이다. 이번의 대관령 버스 사고만 하더라도 속칭 죽음의 급커브를 내려가다 일어난 사고이고 지난 7월의 고령사고도 노폭이 좁기로 이름난 해인사 가는 고갯길 마의 고개로 불리며 해방 후 1백건이 넘는 사고를 낸 다발지점에서 발생했던 참사였던 것이다. 건설부는 고속도로건설 못지 않게 이처럼 위험한 고갯길의 확장과 보수에 힘씀으로써 인명에 대한 위험요소부터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사고 차량의 90%가 영업용으로서 돈벌기 위해 과속으로 달리고 신호등을 무시하기 때문에 잦은 신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사망 사고가 생긴 경우 운전사뿐만 아니라 사용주까지도 처리하는 것을 연구해보아야 할 것이다. 사용주가 운전사들에게 돈을 많이 벌어오도록 강제하기 때문에 운전사들도 돈을 벌기 위해 과속으로 달리며 정비도 불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특히 윤화가 잦은 변두리 불광동·홍은동·신설동·삼각지·영등포 등 교통사고 빈발지점의 세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에 대응한 예방책을 철저히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들 지역은 넓은 도로가 뚫렸는데도 육교 등이 없기 때문에 횡단보도 아닌데를 횡단하는 일이 많고 또 택시들이 손님들을 내리고는 U턴 등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치안국은 서울시의 교통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요, 전국적으로 교통사고에 대한 예방책을 철저히 강구해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을 극소화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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