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할로윈 복장, '공포' 보다 '섹시함'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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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경향 - 더 섹시하게, 덜 무섭게
화보

무시무시한 숫자들

4천110만: 5-14세 아이들 수(할로윈 당일 이웃집들을 돌며 캔디를 받는 아이들의 주된 연령).
185억: 2000년 사탕 구입에 소비한 금액(달러).
995: 미국내 초콜릿 제조업체 수.
8억3천1백2십만: 작년 미국에서 재배된 호박의 총 중량(파운드).

올해 성인들의 할로윈 복장은 피를 여기저기 묻혀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는 대신에 근육이나 가슴을 드러내는 섹시함을 추구하는 추세다.

성인들이 좀더 도발적인 의상을 선호하고 또한 테러공격과 연쇄저격 살인 사건 영향으로, 섬뜩한 느낌을 주는 복장들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할로윈 복장 가게 주인들과 인기 인터넷 검색엔진들에 따르면, 마녀복장에서 섹시한 빨간 망토 소녀 복장까지 성인용 복장들이 점점 도발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들은 섹시한 이미지를 선호하고, 남성들은 남성적인 강인함과 매력을 드러내길 원한다"고 오하이오, 프레몬트에 위치한 코스툼할리데이하우스의 그레그 컨스 사장은 말한다.

작년에는 9.11사태 여파로 경찰관, 소방관 복장이 인기를 얻었던 반면 올해는 다소 노출을 강조하는 복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경찰관 복장은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올해 경찰 복장엔 대문자 'H'가 새겨져 있고, 어깨와 목이 드러나는 노출형이다.

맨하튼의 아브라카다브라 슈퍼스토아의 폴 블럼 사장은 "이는 일종의 빅토리아 시크릿 타입"이라며 "작년 경찰 복장보다는 조금 더 섹시하고, 프랑스 시녀보다 조금 더 노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파이더맨 복장 역시 잘 팔린다.

볼링그린 주립대학교 대중문화학과의 잭 샌티노 교수는 이런 현상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할로윈을 비롯해 다른 축제일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집필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얘기해 성인들이 이런 복장을 하는 핵심은 평소에 하지 못하던 것들을 해 본다는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전통적으로는 앞마당에 무덤을 만들고 그 중앙에 말뚝을 꽂아두는 것이었지만, 올해 이런 광경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사람들이 도끼 살인마로 분장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다. 피로 물든 분장들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성인들은 일상의 규칙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작은 소망을 현실에서 이뤄보고 싶은 것이다"고 샌티노 교수가 말했다.

꽉 죄는 복장을 한 원더우먼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원더우먼과 스파이더맨은 라이코스와 애스크지브스에서 인기검색어10위 안에 올라있다.

노출 의상이 인기를 얻고 있는 와중에 적어도 한 가게 주인은 섹시한 의상이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한다.

"물론 섹시한 의상을 입기에 부적합한 그런 사람들이 섹시한 복장을 원한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그들을 보고, 속으로 '제발 그 걸 입지말라'고 한다"

아이들은 TV, 영화 주인공 선호

어른들은 자녀들 역시 폭력적인 복장을 입지 못하게 할 것이다.

워싱턴 페이퍼 스토어의 낸시 버로우스 매니저는 연쇄저격 살인사건이 발생한 동안 매출이 급락했다고 했다. 손님들이 다시 가게를 찾았을 때도 부모들이 자녀들의 구매에 예전보다 더 많이 통제를 하는 것 같다고 한다.

할리우드 캐릭터들과 전통적인 스타일이 다시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부모가 자녀들에게 닌자 복장은 폭력적이기 때문에 사지 말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부모 중 한 명은 '폭력을 조장하는 복장은 안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설명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그 마스크를 쓰면 제대로 볼 수가 없어서 사면 안 된다고 말해버렸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올해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복장들은 만화 '네모네모 스폰지송(원제:SpongeBob Squarepants)'의 캐릭터, 스파이더맨, 래기디 앤 앤 앤디(Raggedy Ann and Andy), 해리포터와 일본 만화 주인공인 번개머리 '유희왕' 등이다.

샌티노는 카우보이와 공주풍이 인기를 얻었던 작년 이후 다시 할리우드의 우세로 돌아섰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올해 카우보이나 공주풍 복장을 입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이런 복장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거의 되살아나고 있다."

Bryan Long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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