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결의안 24일 안보리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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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이 24일 중으로 이라크의 강제 무장해제를 위해 무력 사용의 승인을 요청하는 2차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유엔 안보리도 이날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오전 5시30분) 15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이라크 공격의 찬반을 둘러싸고 안보리 이사국 간에 격돌이 예상된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2차 결의안은 지난해 11월 유엔 안보리 무장해제 결의(1441호) 에 대한 이라크의 중대한 위반을 강조한 매우 짧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이 제출할 2차 결의안은 이라크의 유엔 무장해제 결의(1441호) 위반 및 이에 대한 징벌을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해온 상임이사국 프랑스와 이사국인 독일은 즉시 미국의 2차 결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카트린느 콜로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대변인은 "2차 결의안은 유용하지도 않을 뿐더러 필요가 없다"면서 "오늘 시점에서 사찰 전략을 방해하면서 전쟁으로 끌고갈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이라크 무장해제 1차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결의안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2차 결의안 제출에 맞서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을 최대한 확대하는 안을 안보리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개월간 진행돼온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UNMOVIC)의 활동을 추가 연장하자는 제안으로 사실상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내각이 24일 터키 내 군사기지로의 수만명의 미군 파병에 만장일치로 합의함에 따라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전 개전 준비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50억달러의 무상 지원 및 1백억달러의 차관 등 총규모 1백50억달러(약18조원)의 재정 지원을 조건으로 인서리크 공군기지와 이라크 접경 터키 군사기지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스 블릭스 사찰단장도 오는 28일로 예정된 3차 안보리 사찰보고에 앞서 "이라크가 신뢰를 잃었다"며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외교 소식통들은 "2차 결의안의 안보리 통과가 좌절될 경우 미국의 독자행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실은 24일 "이라크 공격 시점은 늦어도 3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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