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업계 휩쓰는 새 이론 마찰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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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늘의 경영학은 마찰을 터부로 삼고 있다. 긴장·논쟁·이의·불협화음 등은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이른바 『마찰경영학』이 나와 업계를 휩쓸고있다.
이 이론의 선봉은 솔·M·데이비드슨 박사(경영학)-다이얼·파이넌스사의 업무부장으로서 탁상공론이 아닌 실천적 경영이론을 담은 그의 저서 『대립의 경영학』을 요약해보면-.
마찰이 없으면 사람도 차도 갈 수가 없다.
마찰이 없으면 모든 물건은 움직이지 않고 인간도 제기능을 다할 수 없으며 특히 비즈니스는 원래부터 마찰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것은 비즈니스가 흔히 일반적으로 워·게임(전쟁놀이)이라는 형태로 설명되고 이해되며 운영되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일상적으로 전쟁용어를 쓰며 항상 전쟁에 이기는 것-즉 스스로 찾은 마찰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회의 경영자가 『우리는 마찰이 없다』고 할 경우 그는 ①사실을 감추고 있거나 ②감각이 둔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③원맨경영으로 발전성을 잃은 사회로 만들어 버렸거나 셋 중의 하나일 것이다.
마찰이 없는 조직은 실은 조직으로서 가장 문제성이 많은 것이며 이런 조직은 아무 것도 키워낼 수가 없다.
차라리 마찰의 발생을 허용하고 장려하며 이를 확인하고 직면하는 것이 창조에 이어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창조적 마찰생산의 경영법이라고 부르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잊지 말아야한다.
ⓛ파격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자를 고용하라=유용한 반역자가 적은 조직에서는 창조의 불꽃이 튀지 않는다. 약간의 파격적인 사원을 의식적으로 채용해야한다.
②부하의 미스를 용서하라=부하의 미스에 대한 처벌은 아무 것도 안했을 경우에 대한 처벌보다 가볍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결단 대신 무사안일주의가 번져 조직에서 모험이 사라진다.
③말대답을 장려하라=언론을 봉쇄하고 불복종을 벌함으로써 말대답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하는 상사야말로 가장 무능한 간부다.
④사물을 생각케 하라=불만을 말살하지 말라. 불만을 토하는 과정에서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라.
⑤창조적인 자에게 보상하라=규칙에 순종한 자만을 승진시키는 조직에서는 창조적 불꽃을 튀기는 인간이 그 에너지를 외부에서 소비하게될지 모른다. 이것은 기업에 대한 큰 손실이다.
⑥경쟁상태를 조성하라=자유경쟁이야말로 기업의 정수이다. 예컨대 후계자를 일찌감치 결정함으로써 최후순간까지의 경쟁을 배제하는 것은 가장 미련한 짓이다.
⑦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라=솔직하지 않은 태도는 진상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
⑧필요하면 비판하라=인간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운다. 비판이 없으면 의사소통도 없다.
⑨마찰조성의 목표를 설정하라=목표는 높게 그리고 기한이 명확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싱싱한 마찰, 특히 동적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⑩불복종을 인정하라=불복종은 건설적 목적을 위해 모험하는 용기다. 이를 꺾지 말라.
⑪이질을 조합하라=비슷한 자끼리 모여서는 새로운 발견이 있을 수 없다.
⑫외부의 사고를 받아들여라=동종혈통지배는 약점을 악화시킨다. 때때로 외부의 바람을 넣지 않으면 공기가 탁한 것을 알 수가 없다.
⑬상호작용의 장소를 마련하라=회합 없이 창조는 없다.
⑭스트레스를 이용하라=스트레스는 가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과 연결된다. 스트레스를 겁내지 말라. 인간에게는 개성이 있다. 비즈니스·맨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경영자는 마찰을 두려워말고 마찰을 관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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