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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의학연구소서 암유발설 뒤엎어|메주는 결백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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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방사선의학연구소는 지난 1년간의 동물실험 결과 메주가 위암을 유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국에게 위암이 많은 것은 된장을 많이 먹는데 원인이 있다고 69년4월 크레린 박사(당시 전주예수병원장)가 발표한데 이어 69년5월 실 박사(동병원)가 미국학회에 보고한 일이 있었다.
된장은 한국인이 상식하는 중요음식이라는 점에서 방사선의학연구소는 이 발표직후인 작년 6월 후부터 실험에 착수, 금년 7월까지 1년1개월간 실시했다.
최근 발표한 실험분석결과에 의하면 흰쥐 30마리에 각각 다른 분량의 메주를 먹여 사육했지만 전혀 위암이 나타나지 않았다.
5마리씩 6개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메주를 섞지 않은 사료와 메주를 10%, 25%, 50%, 75% 섞은 사료, 메주 25%와 소금 5%를 넣은 사료를 각 그룹에 먹였다.
1년1개월이 지난 후 전부 죽여서 위·간·폐·비장 등의 조직을 검사했으나 별다른 병변을 보지 못했다.
69년5월 데이비드·J·실 박사가 맨해턴의 제임즈·유잉학회에 보고한 것을 타임지가 보도했었는데 그가 메주를 암유발 음식으로 본 이유는 콩류(두류)가 발효했을 때 생기는 발암성 독물질이 있지 않나 하는 점에서였다. 그래서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메주를 보내 분석하게 했던 것. 그 결과 아스페르길루스·플라브스라는 곰팡이를 발견했다. 이 곰팡이는 발암물질인 아플로톡신을 생성하는 곰팡이로 이미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된장을 먹으면 위암이 걸린다는 추론을 낸 것이다.
그후 메주에 있는 곰팡이 중 23·3%가 아스페르길루스 속이고 아폴로톡신을 내는 플라브스종은 3·8 %뿐이라는 사실을 연세의대 고춘명씨가 발표했었다.
아폴로톡신 30 마이크로그램을 흰쥐에게 2개월 먹이면 1백% 간암이 발생한다는 실험이 있었다. 그러나 위와는 조직과 세포학적인 성질이 달라 그대로 위암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방사선의학연구소 실험결과로 메주의 위암설은 일단 안심해도 좋지만 이 실험에 몇 가지 미흡한 점이 있다고 소장 이장규 박사는 말한다.
1년1개월이란 짧은 실험으로 절대 무해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암은 장시간의 자극을 받아야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람은 음식물의 1%가량 된장을 먹는다. 쥐에 먹인 것은 최고 75%이므로 75배나 된다. 많은 양을 먹였다고해서 반드시 장시간 투여한 효과와 같다고 볼 수 없지만 대개 동물실험의 경우 다량을 투여하면 6∼7개월에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미흡하나마 안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둘째로 암은 같은 물질의 자극이라도 조직에 따라 개체에 따라 각각 다른 반응이 일어난다. 즉 흰쥐에 위암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 사람에게 안 생긴다고 단정하지 못한다.
그밖에 실험동물이 30마리뿐이란 점이다. 인체의 발암율은 민족마다 다르지만 약 700∼1,000대 1로 추산한다.
집중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발암율이 더 높아지겠지만 동실험이 30대 1정도의 높은 발병을 나타낼만한 것이 아니라면 통틀어 한 마리도 암세포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하다. 보다 장기적이고 보다 많은 동물에의 실험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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