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모성은 본능이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상적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아기를 갖기 원하며, 또 아기를 필요로 하고, 즐기기까지 한다는 여성의 본능적 모성애관념은 동서를 통해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지난 오랫동안 모성은 온 사회와 여성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었다.
근착 루크지는 커버·스토리로 이 문제를 다루고 현대의 사회가 전혀 모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은 물론 여성들도 스스로가 모성을 갖고 발휘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어 종래의 여성의 본능적인 모성관이 인간 최대의 오류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이 어머니인 사회학자, 심리학자, 생물학자, 정신분석학자들에게 모성이 여성의 본능인가를 물었으나 그것은 마치 백화점 주인에게 샌터클로즈가 실제인물이냐고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 되고 말았다. 사회학자 제시·버나드 박사는 『모성이 여성의 생물학적인 운명이라면 어머니 역할을 하지 않을 땐 죽게 되어야 할 것이 아니냐』고 여성본능의 모성을 부정한다.
심리학자 리처드·래브킨 박사도 『소위 본능이란 것은 외부의 자극이 있어야 일어나는 것이며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다. 사회학자 월리엄·구드 박사도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자극에 대한 반응이며 동기일 뿐으로 아기를 가지려는 선천적인 욕구는 없다고 주장한다.
마거리트·미드 박사는 이미 여러 차례 『남녀모두가 원하기만 한다면 훌륭히 어머니노릇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동물실험과 인간관찰로 증명되었다. 아기가 6개월 돼서부터 어머니는 딸과 아들을 완전히 구별해서 취급한다. 그 결과 여성과 남성이 큰 차이를 드러내도록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사실상 남성과 여성은 대단히 많은 부문에서 닮았다는 것이다.
어린 여자아이의 인형놀이를 마치 여성이 선천적으로 모성을 가진 것으로 해석한다. 미드 박사의 실험결과 여자아이보다도 남자아이가 더 어머니 흉내를 내어 인형을 다루려는 욕구를 발견했다. 즉 여아가 인형놀이를 하는 것은 그에게 인형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버나드 박사는 결혼한 어머니와 독신여성의 정신질환을 통계로 비교한 결과 독신여성이 훨씬 질환이 적고 행복한 상태였다.
버나드 박사는 『결혼한 어머니들은 남편과 자녀에게 헌신하는 것이 행복일 것이라고 믿고, 그 결과 행복하게 되리라고 추측할 뿐』이라고 조사결과를 밝힌다. 모튼헌트 박사는 어머니의 이 같은 불행한 현실은 이미 어머니가 되기 전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임신 중일 때 벌써 놀라고 우울해진다. 어머니가 된다는 꿈보다 양육이나 그 밖의 현실문제로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선천적 모성에 대한 이론은 많으나 이 세상에 어린이들이 태어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단지 여성의 신화적인 모성관만이 사라져야 하고 사실상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도 이 신화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아도, 선천적 모성관을 갖지 않는 것이 그들 자녀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현대여성들은 점차 자신의 발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며, 자기개발에 힘쓰게될 것이며, 이기적인 생각을 떠나 이런 발전은 우리들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그들 자신을 더 진정으로 원할 때 한편으론 아기를 필요로 한다고 꾸미는 것은 이젠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루크지=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