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리그 챔프…국민은행 꺾고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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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겨울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우리은행은 24일 춘천 홈에서 금융 라이벌 국민은행을 1백8-90으로 완파, 13승5패로 남은 두 게임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후 첫 우승임은 물론 상업은행 시절이던 85년 전국체전 우승 후 18년 만의 우승이다. 실업팀들이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전국체전을 제외한다면 36년 만의 우승이 된다.

여자농구 초창기 상업은행은 실업 최강자였다. 58년부터 63년까지 국내 우승을 휩쓸었고, 63년에는 단일팀으로 칠레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8강에 오르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67년 체코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의 주역 박신자가 이끌던 상업은행은 한국 여자농구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67년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박명수 감독이 재건한 우리은행의 전력은 전설처럼 사라진 상업은행의 화려한 전통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1m87㎝의 이종애가 큰 키를 이용해 국민은행의 핵 김지윤(1m72㎝)을 수비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신장과 기술, 그리고 첫 우승에 대한 집념에서 국민은행을 압도했다.

3쿼터가 끝나자 점수차가 25점이 났다. 가드 김지현을 제외한 우리은행 주전 4명의 득점이 모두 두 자릿수를 넘었다. 국민은행의 산발적인 추격은 조혜진(17득점)의 돌파와 이종애(16득점)의 속공, 캐칭(28득점)의 다이내믹한 1대1 공격으로 곧바로 무력화됐다.

우리은행은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선수 전원을 후보로 교체하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1백 득점을 넘겼다. 우리은행은 올시즌 홈경기 전승(6승)의 기록도 세웠다.

국민은행은 6연패하면서 8승1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빠졌다.

춘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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