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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동맹으로 통화불안면역을|트리핀 예일대교수「국제통화기구와 아시아지불동맹」특별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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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ECAFE 경제전문가 단장으로 지난 7일 내한, APU(아세아지불동맹)창설을 정부당국과 협의중인「R·트리핀」(예일대)교수는 9일 하오 한은에서 국제통화기구와 아시아지불동맹이란 제목으로 특별강연회를 가졌다. 다음은 그의 강연초록이다.

<국제 통화기구>
70년 상반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금가와 주요환율은 공적평가를 기준으로 소폭 변동했고 하트·머니의 투기적 이동은 극히 완만했다. 그 이유는 ①68년 3월 이후의 이중 금가 제도가 금 투기를 억제했고 ②당해 정부가 변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던 파운드 프랑 마르크 환율의 재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든 공식정책의 실패 때문이다. 이 같은 조정은 막대한 량의 외환투기 때문이었다. 이중 금가 제도는 금 파동을 완전히 수습한 것이 아니고 다만 이를 금시장으로부터 외환시장으로 방향을 전환시킨 것뿐이다. 금은 이제 안전도 및 가격에서 가장 소망스런 자산이 아니며 금에 대한 최선의 대체수단은 프랑도 파운드도 심지어 달러도 아닌 마르크로 평가되었고 앞으로도 마르크 스위스·프랑화란 길더가 가장 강한 통화가 될 것이다.

<달러보다 타국통화 조정>
따라서 우리는 과거에서와 같이 앞으로 새로운 투기에 강력히 대처할 준비를 해야된다.
미국은 69년이래 연 60∼80억불의 계속적 적자로 달러 위협을 받게 되었고 엔화나 EEC가맹국 통화와 같은 강력한 흑 자국의 통화는 달러로 기준, 평가절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같은 미국정책은 현재 논의중인 환율의 신축성부여문제로 난처하게 되었다. 현재 달러의 과대평가를 조정, 미국의 적자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환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달러의 평가절하보다는 오히려 타국통화의 평가절상을 통한 환 조정이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달러의 평가절하는 공식적인 금가 상승을 의미한다. A, 금가 상승은, 달러를 지급준비로 축적함으로써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나 달러를 금과 관련시킨 국가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그러한 협력을 거절하는 국가에 대하여 보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의무에 위배되는 것이다. 즉 미국은 막대한 금의 재평가 이익이 남아프리카나 소련에 귀속되기를 원치 않는다. B, 우리는 금이나 달러를 보유하는 것과 동등한 또는 그 이상으로 SDR를 보유하기로 제국이 합의한 후에는 금가의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③국제통화개혁 및 협력 즉 SDR 창출에 관한 정책의 성공이야말로 최근 국제통화문제가 일단 가라앉은 세 번 째 이유가 된다.

<현 sdr 배분은 불건전>
현재의 국제통화안정이 지속될 것인가?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안정이 지속된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①각국이 국제수지균형을 유지코자하는 의욕이 없거나 못하는 한 투기적 위기는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상주의자일지 모르나 현실적으로 국제수지불균형과 불안이 장기간 지속될 것을 잘 알고 있다. ②SDR 창출과는 달리 SDR배분은 현재 경제적으로 크게 불건전하며 정치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배분에 관한 협정은 수정되어야하며 SDR는 맹목적 국가정책보다는 국제적 종합정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용되어야 한다. ③가장 중요한 것은 SDR 협정이 금 및 외환의 균형문제-현재도 과거와 같이 각국 통화준비의 90%를 점하고 있는 달러 파운드화에 대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며 이점에서 볼 때 신규협정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APU를 위한 제안>
세계의 현 기구 특히 아시아 제국에 있어서의 현 체제의 결함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현재보다 달러나 스털링화에 대한 의존을 완화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아시아 제국은 과거 식민통치영향의 잔존으로 국제수지·재정금융 등의 하부구조가 영-미-불 등 주요 식민제국에 과도히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앞에서 고찰한 이유로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중미제국은 이미 통화동맹을 위한 협정을 통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기구를 고안했고 유럽제국도 이미 EPU(구주지불동맹)를 통해 새로운 결제체제를 만들었다.
지난 12월「헤이그」의 고위회담에서 그들은 완전 통화동맹고립을 공약했다. 아시아 지불동맹을 위한 우리자신의 제안은 이보다 훨씬 적절하다. 우리는 역내 결제를 위해 청산기구와 각국 통화보유액의 10%공여에 의해 형성된 통화준비센터에 관심을 집중하고자 한다.

<역내 무역확대 기초 마련>
이 두개의 안은 독자적인 지불단위의 채택이 소망스러우며 아울러 동 채택을 위한 기초와 에카페(ECAFE)가 제안한 무역확대 계획의 성공을 위한 기초가 마련되어야 한다.
①청산 거래 안은 역내결제에 있어서 비 아시아 통화의 사용을 현저히 감소시키기 위한 고안이다. 이는 외환조작을 크게 절약하고 무역업자 부담비용을 크게 감소시킴으로써 역내무역을 촉진할 수 있다.
중미에서는 이 같은 기구 설립 이후 역내무역이 10배 이상 늘어나 대 역외 무역증가 20%를 크게 상회했다.
②지불준비예치 센터=우리는 아시아 제국의 중앙은행이 현재와 같이 외화준비의 1백%를 금으로 혹은 런던 뉴요크와 같은 외국예금센터에 보유하는 대신 총 지불준비중 작은 부분-예를 들면 10%-을 그들에 의해 운영되는 예치기관에 보유하도록 제의한다. 이는 두 가지 잇점 즉 ①예치센터가 아직 그들의 예치 액을 뉴요크나 런던에 갖고 있기를 결정하는 한 그들의 풀은 예치 액을 보유하게 되는 외국은행에 보다 큰 거래능력을 제공하고 ②센터는 예치 액의 일부분을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공여 하는 것보다는 적어도 아시아 지역 자체내의 투자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이다.

<관계 각국서 열의 보여>
그러나 이는 센터가 아시아 중앙은행에 대해 스털링이나 달러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같거나 더 유리한 이자율이 유동성과 교환성의 보증, 환 보증, 채무불이행에 대한 보증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중략).
우리「에카페」사절단이 방문한 국가들의 본 제안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의 고무적인 것이었다. 거의 모든 국가가 가능한 한 조속히 APU의 타결을 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리저브 기구와 청산기구의 동시채택을 원하고 있으나 여하한 경우에도 리저브 기구는 청산기구보다 훨씬 늦게 발족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APU구상은 무모한 도박이 아니고 EPU, CACM(중미공동시), EEC 등의 성공에 힘입어 상기기구가 이용한 기술보다 더 신중한 기술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시아는 유럽이나 중미보다 정치적으로 대립되어 있음은 사실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하지 않다. 경제적 협력은 과거의 모든 정치적 반목을 해소시키지는 못하지만 그 반목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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