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269타 … 허정구배 최소타 챔프 이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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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왼쪽)가 6일 허정구배 한국아마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과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 핀골프]

한국 골프대회가 회갑을 맞았다. 회갑잔치의 주인공은 ‘검은 장갑’ 이창우(20·한체대 2)였다. 이창우가 6일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골프장(파 72)에서 열린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1954년 창설돼 올해로 60회째를 맞는 허정구배는 아마와 프로를 통틀어 가장 역사가 긴 대회다. 한국아마추어선수권은 대한골프협회와 한국프로골프협회 등을 이끌었던 고 허정구 회장을 기려 2003년부터 허정구배로 치러지고 있다.

 이창우는 손에 땀이 많다. 그래서 날이 맑을 때도 타이틀리스트의 검은색 우천용 장갑을 낀다.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그랬다. 검은 장갑은 주니어 시절 내내 최고의 선수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선 그렇지 못했다. 최종 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출발했으나 점수를 줄이지 못했고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연장에 들어가 3위에 그쳤다. 우승은 가장 친한 친구인 이수민(중앙대2)이 차지했다.

 올해 검은 장갑은 지난해와 완전히 달랐다. 13언더파로 10타 차 선두로 출발해 최종 라운드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이전 최소타 기록(김경태 270타)을 한 타 경신했다. 이창우의 롤 모델은 김경태다. 이창우는 쇼트게임과 아이언의 정확성이 진짜 골프 실력이라고 여기는데 김경태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역전패 악몽을 날린 데다 김경태 선배의 기록을 깨서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김경태는 2006년 18언더파로 우승할 때 15타 차로 이겼다. 이창우는 이 기록은 깨지 못했다. 2위 공태현(호남대1)과의 타수 차는 14타였다. 이창우는 그린이 매우 빠른 난코스에서 1라운드 4번 홀 이후 68홀 무보기 기록도 세웠다. 이창우는 “지난해에는 김경태 선배의 18언더파 최소타 기록을 깨려고 욕심을 내다가 경기를 풀지 못했다. 오늘은 욕심을 버리고 경기를 한 것이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우는 “김경태 선배처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후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남=성호준·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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