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대피 8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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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팬·암」(PANAM) 항공사 소속「점보」여객기를 타고「가이로」로 납치되었던 승객들은 7일 돌련 손에 수류탄과 피스톨을 든 2명의 팔레스타인 특공대가 나타났을 때부터 여객기가「가이로」에 착륙,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빠져 나오기가 무섭게 2천만달러(한화 약60억원)짜리 거대한「점보」기 기체가 화염에 싸였을 때까지의 공포와 불안에 떨었던 수 시간의 전말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이 여객기는 6일 하오 승객 1백54명, 승무원 19명을 싣고「암스테르담」을 출발,「뉴요크」로 가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2명의 팔레스타인 특공대가 수류탄과「피스톨」로 무장하고 나타나 조종사에게「카이로」공항에 착륙하라고 강요했다.
이들 납치범 2명은 처음에는「베이루트」로 가자고 지시, 그 곳에서 여객기가 연료공급을 받는 동안 승객들을 꼼짝못하게 만들었으며 그때 한 상자의 폭약을 든 또 한 명의 팔레스타인 특공대가 비행기에 올라 2명의 납치범과 합류했다.
폭약을 들고 나타난 이 납치범은 비행기에 오르자 곧 아홉 군데에 폭탄장치를 해 놓고 모든 승객들에게 여객기가「카이로」에 닿으면 8분 안에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으면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승객 중에는 어린이도 20명이나 끼여있었다.
승객들은 비행기가 땅에 닿자 3분 동안에 뛰어 내렸으며 거대한 제트 점 보기는 곧 폭발했다.
이 극적인 사건 중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승객 대부분은 모든 소지품을 깡그리 비행기에 놓고 몸만 빠져 나왔으며 모든 승객이 맨발로 폭발직전의 비행기를 피해 비행장을 가로지르는 등「카이로」공항은 수라장을 이루었다.
납치범들은 과격과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에 속한 것으로 보였는데 이들은 공포에 떨고 있는 승객들에게 그들의 이러한 행동이 미국의 중동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7일로이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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