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분양, 위례만 있나? 재건축도 시동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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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인기 주거지로 꼽힌다. 교육·교통·상업 시설 같은 주거 여건이 잘 갖춰져 ‘주택시장 풍향계’로 불리며 늘 집값 상승의 선두에 서 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권도 예외는 아니지만 최근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4·1부동산 종합 대책에 이어 8·28 전월세 대책까지 나오면서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덕분이다. 게다가 주요 재건축단지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하반기엔 모처럼 분양 큰 장도 열린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례신도시를 비롯한 강남권 신도시 등지서 하반기에 8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위례신도시는 상반기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을 이끌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지난 6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위례 힐스테이트’는 청약 경쟁률이 각각 27.7대 1, 11대 1에 달했다. 여기에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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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례신도시에서는 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등이 상반기 분양 열기를 이어간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중 C1-3블록에서 주상복합아파트인 ‘위례 아이파크’ 1차를 분양한다. 판상형과 타워형을 적절히 배치해 단지 내 개방성을 극대화한 게 장점이다. 11월에는 위례 아이파크 2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C1-4블록, C1-1블록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선보인다. 위례 아이파크 시행사인 네오벨류의 최희준 이사는 “주상복합아파트지만 주상복합의 단점을 꾸준히 개선했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단지 중에는 삼성물산이 분양 물꼬를 튼다. 이달 중 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잠원’를 분양할 예정이다. 잠원지구 내 첫 재건축단지로, 재건축조합원 몫을 제외한 12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어 10월께는 대림산업이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경복’을, 연말껜 한라건설이 강남구 도곡동 동신3차 재건축단지를 분양한다.

 가격 면에서는 위례신도시 단지가 재건축 아파트보다 저렴하다. 하반기 분양 예정인 주요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격은 3.3㎡당 1700만원 정도 될 전망이다. 재건축단지는 3.3㎡당 2000만원 후반대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대부분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단지지만 재건축단지엔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물량이 적지 않아 4·1부동산 종합 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거 편의성 면에서는 재건축단지가 앞선다. 교통은 물론 학군이나 각종 편의시설이 이미 잘 갖춰진 곳이기 때문이다. 반면 주거 쾌적성이나 발전 가능성 면에서는 위례신도시가 낫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신도시인 만큼 주거환경이 쾌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나오는 주상복합아파트는 휴먼링(자전거·보행자 전용 공간) 안에 있고 트램(경전철의 일종)이 단지 앞을 지난다.

 위례신도시든 재건축단지든 청약하려면 청약예금·부금통장이나 청약종합저축통장이 있어야 한다. 종합저축 가입자는 청약 전 해당 은행을 통해 청약할 주택형을 미리 정해야 한다. 신도시와 재건축단지는 입지여건이 뚜렷하게 다른 만큼 청약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부동산컨설팅회사인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사장은 “자금 여력은 물론 신도시와 재건축단지 중 어떤 곳이 더 유리할지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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