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부초속 35m의 제11호 태풍「빌리」호는 제주도를 강타한데 이어 31일 호남지방과 중부서해안 일대를 거슬러 올라오면서 심한 피해를 끼쳤다. 이날 정오현재 치안 국 집계로는 7명이 사망(전남 4, 전북 1, 충남 1, 제주 1), 5명이 부상, 8백9명의 이재민을 냈으며 제주도에서 1백40동의 건물이 파손되고 1백82동이 침수되는 등 모두 3백61동의 건물피해를 냈는데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태풍은 특히 제주도의 귤감, 호남평야의 농작물, 서해 연안어업 등 수확기의 농어촌에 큰 피해를 끼쳤다. 치안 국은 30일 상오10시를 기해 태풍「빌리」가 황해를 계속 북상하면서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큰 피해를 낼 것에 대비, 전 경찰에 비상 근무 령을 내리고 ①축대나 지붕이 허술한 곳을 즉각 발견, 신고할 것 ②시장이나 각 상점의 간판을 조심할 것 ③각종 전기 시설물을 점검, 전선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면 관계당국에 연락, 보수하도록 시달했다. 또한 치안 국은 각 해안에 정박중인 소형 선박은 모두 육지에 올려놓고 각 항만에 정박중인 대형선박은 일정한 간격을 두도록 시달하고 이미 출항한 어선은 즉시 귀항할 것과 전 어선에 대해 태풍이 통과할 때까지 출항을 금지시켰다. 태풍「빌리」는 31일 정오 현재 제주·전남지방의 선박 15척을 전파, 16척을 반 파, 5척을 침몰시켰으며 전남·경남 지역의 17개소의 전화가 한때 불통, 전답 2백여 정보가 침수된 것이 집계 됐을 뿐 정확한 피해상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태풍「빌리」, 수확기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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