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월 한국군의 처우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20일 미 상원이 주월 한국군 및 태국 군에 지급해 오던 해외근무수당 및 전편수당의 추가 지급중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경악과 유감을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물론 이 법안은 아직은 상원에서 통과했을 뿐, 앞으로 하원이나 상·하 양원 협의회에서 다시 심의되고 번복될 수 있는 것이므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현 단계에서 일희일비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러나 미 상원에서 이와 같은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비록 미국상원내의 급진적「비둘기」파의 책동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너무나 이성을 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조 야가 일치해서 국군의 파 월을 간절히 바랐던 것은 어느 때이고, 지금 와서는「브라운」각서를 비롯한 한-미간에 공약된 협정까지 무시하고 수당지급을 일방적으로 중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것 자체를 우리는 이해하려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국군 파 월이라는 우리측의 열의 있는 대미협조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선전분투 한 주월 국군의 혁혁한 공적마저 외면하려는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정을 잃은 처사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이 주월 한국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중대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풀브라이」는 미상원외교위원장은 만일 이러한 조치로 한국군이 월남에서 철수하면 주한미군을 월남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고 하는데, 그 동기는 여하간에 하나를 알고 둘을 모르는 감정에 치우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비둘기」파를 중심으로 한 미 국회 일부의원들의 동향을, 물론 전멸시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들의 처사가 월남전쟁의 수습은 물론, 미국의 대외정책에 차질을 가져오게 하고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의 고의적인 국론분열언동은 결과적으로 월남 전쟁에 미군의 희생을 더하게 하고 있으며, 그밖에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제 외국의 불신을 사게 하고 있다. 그들의 그러한 방해와 반대가 없었던들 월남전쟁은 이미 성공적으로 수습됐을 것이다.
상원에서 통과된 주 월 한국군 및 태국군의 수당지급 중지 안이 만약 끝내 확정된다고 할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라고 하겠다. 수당을 더 받고 덜 받고 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에서 파생할 정신적인 영향을 몹시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을 제외한 주 월 연합군의 철수를 그야말로 불가피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군복무나 전공을 금전으로 척도 하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며, 미국은 월남에 국군을 파견한 한국을 비롯한 연합국의 긍지와 명분, 나아가서는 명분을 물질로 따져 저 상시키는 일을 저질러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주 월 연합군을 용병으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들은 미국은 물론 자유세계공동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참전하고 있다는 대의명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욱이 주 월 국군이 받고 있는 현재수당은 다른 연합군보다도 현저히 낮은 것이며, 그 수당을 인상은 못할 망정 삭감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상원에서 통과된 전기한 수당지급 중지 안은 폐기돼야 마땅하며 이 문제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미 의원 일부의 자생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