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중-일 고교생 바둑대회를 맞아|조남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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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2회 한-중-일 고교 바둑대회가 자유중국「타이페이」에서 열린지도 벌써 1년. 이제 제3회 대회를 서울에서 맞게 됐다.
원래 일본에서는 해마다 국내 고교생 바둑대회를 성대히 개최하고 있는데 4년 전 우연히 이 대회를 보게 된 필자가 주최측 소화약대 이사장 적원광태즉씨에게 건의, 한-일간의 대회를 개최키로 약속되었던 것이다.
그후 다시 중앙일보사가 그 주최를 맡음으로써 다음해인 68년 제1회 한일고교생 바둑 대회가 일본에서 개최되었다. 이에 앞서 우리측은 중앙일보사가 국내 고교생 선수권 대회를 개최, 여기서 선발된 3명을 일본에 파견했다.
이렇게 탄생한 제1회 대회는 1차 전에서 2승1패로「리드」했다가 2차 전에서 1승2패로 「타이」를 이루었으나 3차 전에서 전민, 국내「팬」들을 적이 실망 시켰었다.
그런데 다음해부터는 자유중국이 이 대회에 참가, 한-중-일 대회로 발전되어 자유중국을 두 번째 개최지로 하게 되었던 것이다.
중앙일보사 원종열 전무를 단장으로 한 우리선수들은 8월의 극심한 열대더위를 무릅쓰고 선전분투, 중국에 2승1패, 일본에서 3승 무패의 기록으로 당당히 전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제1회 대회부터 따진다면 일본과 우리가 각기 한 번씩 학승하고 있어 제3회인 이 번에야 말로 명실공히 한일간의 불붙는 격돌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에 최하위였던 중국도 이번에는 권토중래, 기필코 설욕하겠다는 결의가 굳은 듯, 우선 선수단 진용이 여간 단단하지 않다. 특히 중국에서도 최강자급으로 공인 받는 호철양 4단이 단장으로 내한하는 점도 그들의 만만찮은 실력과 결의를 말해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역시 이번에도 우리「팀」이 계속 우승을 차지하리라는 낙관적 예상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한 근거로는 중일 양국에서도 물론 정예 선수를 엄선했겠지만. 그러나 우리「팀」은 작년의 선수가 3명중 2명이나 되며 여기에 올해 고교선수권을 획득한 선수가 합쳤으니 어느 모로 보든 자신 있는 진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회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국제 친선을 도모하는데 있는 만큼, 선수 일동은 물론이지만 우리 나라 2백만 바둑「펜」들의 열성과 이해성 있는 성원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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