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무장 강조할 땐 '한 자루 권총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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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 요청서에는 이석기 의원이 서울 합정동 비밀회동(5월 12일)에서 ‘한 자루 권총 사상’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한 자루 권총 사상은 김일성 일가(一家)의 일제 타도와 김정일의 김일성 보필 정신, 북한의 체제 작동 논리인 선군(先軍) 사상이 담겨 있는 용어다.

 북한은 김일성의 아버지인 김형직이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라며 두 자루의 권총을 김일성에게 남겼고, 김일성이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이 가운데 하나를 붉은 천으로 싸 김정일에게 선물했다고 선전해 왔다.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는 당시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권총을 주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제국주의 세력과 혁명투쟁을 ‘총대’, 즉 무력투쟁으로 완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대목이 있다. 이후 김정일은 “혁명의 승리는 정의의 총대 위력에 의해 이뤄진다”는 ‘총대혁명 원리’를 체득하고, 선군정치를 내세우게 됐다고 북한은 주장한다. ‘한 자루 권총 사상’은 최근에는 죽음으로 최고 지도자를 지킨다는 ‘총·폭탄 결사옹위 정신’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런 ‘한 자루 권총 사상’을 거론하면서 “핵폭탄보다 무서운 게 사상의 무기”라며 조직원들의 이념무장을 주문했다. 북한의 2차 핵 위기가 시작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 방북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현 부총리)은 “우리(북)에겐 핵무기보다 더한 것도 있다. 일심단결이다”라고 했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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