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 김응용도 없고 선동열도 없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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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프로야구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김응용(72) 한화 감독과 선동열(50) KIA 감독은 쓸쓸한 초가을을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대전 넥센전에서 3-3이던 3회 초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넥센 이택근이 3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자 화를 참지 못했다. 김 감독은 김성철 3루심과 몇 마디를 주고받고는 홈플레이트를 발로 걷어차는 시늉을 했다.

 젊은 시절 심판과 드잡이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 감독이지만 8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올해는 달랐다. 프로 감독 중 유일하게 1500승을 올린 원로인 만큼 혈기를 눌렀다. 그가 과격한 어필을 보인 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는 의미다. 꼴찌 한화는 이날도 3-7로 졌다. 시즌 70패(1무31패·승률 0.307)째를 당하며 8위 NC에 12.5경기 차로 멀어졌다.

 얄궂게도 김 감독의 애제자인 선 감독도 스승과 비슷한 처지다. 시즌 초 선두를 달렸던 KIA는 5월 이후 급전직하, 7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주말 NC전 2연패를 당하며 NC와의 승차가 1.5경기까지 줄었다. 언제 NC에 따라잡힐지 모른다. KIA는 한화 다음으로 팀 평균자책점(4.90)이 나쁘다. 삼성 감독 시절 마운드 강화에 탁월한 성과를 냈던 선 감독이지만 KIA에선 고전하고 있다. 타선에선 부상 선수들이 넘쳐난다.

 김 감독과 선 감독은 해태 시절 선수-감독으로 여섯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86·87·88·89·91·93년)을 합작했다. 삼성에선 구단 사장-감독으로 두 차례 우승(2005·2006년)을 이뤄냈다. 각자 세대에서 최고 명장으로 평가받은 두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사령탑으로 만나 사제대결을 펼쳤 지만 두 감독은 하위권에서 머쓱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화와 KIA는 7~8일 광주에서 만난다. 선두 삼성을 승차 없이 추격하고 있는 2위 LG는 SK(3~4일 잠실)와 한화(5~6일 대전)를 상대한 뒤 7~8일 잠실에서 삼성과 선두싸움을 벌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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