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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일지-구석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여름날의 바다는 평화
여신의 날개 깃 가로 모여드는
벌거벗은 속인들을 파도에 실어보내려 들지도 않고
여름날의 서해 바다는
개간을 기다리는 호남평야의 야산이 되어
찢어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자네, 손돌목의 전설을 아는가
삼랑성 돌 조각엔 아직도 단군 어른 세 아들의 손톱자국이 남아 있을까, 묻지 마시길.
선비여
네거리에서 옷 벗는 한국의 선비여
강도에 오시어 천년의 세월을 집어들고
수출된 역사를 함께 캐어 보시지 않겠소?
여름날의 바다는 평화의 역당
순금의 땅 위에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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