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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에 심은 한국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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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학 관계 연구자료를 수집하고 관계기관과의 연구협 회의 차 지난 7월 8일 잠시 귀국한 화란 「라이덴」대학의 우재승 교수(37·한국학)를 만나 「유럽」에서의 한국학 연구상황을 들어봤다. 우 교수는 그곳 국제사회과학연구소 국제관계학과 주임교수로 있으면서 「라이덴」대학의 한일문화연구소 한국학 교수로 있다.
서구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한 곳이 「시볼트」박사에 의해 1856년 한국학과를 설치한 「라이덴」대학이다. 따라서 「라이덴」 대학 하면 「유럽」에 있어서 한국학의 명문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일문화연구소 소장 「F·포스」교수와 한국학 강의를 맡고 있는 우 교수는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학이란 용어에 대해 우 교수는 어문학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국학은 한국의 언어, 문학·역사·경제·사회·정치·군사 등 한국의 모든 문제가 다 망라돼야 한다』고 종합 과학으로서의 한국학의 학문적 정립을 말한다.
20세기 초기까지는 학문의 세분화가 전문적 연구의 필요로 강조돼 왔지만 『지금은 종합화가 세계적 조류이다. 국가발전의 문제, 사회변천의 측면을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다룰 때 여기 관한 모든 영역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말하는 우 교수는 목적의식 있는 한국학 연구를 위해 국내의 지원이 아쉽다고 강조한다.
일본학이나 중국학의 경우 그들은 고고학·민속학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분야에 깊이 있는 연구를 한 교수들과 자료의 공급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그 방면의 연구를 하고있다. 우 교수에 의하면 한일문화연구소에는 70명의 학생이 강의를 받는데 그 중 25명이 일본학을 전공하고 5명의 학생이 한국학을 전공한다.
국력에 따라서 관심이 생기게 마련인 국가학은 『우리나라가 각종 통계에서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하고 있고, 많은 인구는 발전 도상국으로서는 「대국」 취급을 받고 따라서 많은 관심의 적이 되고있다.』
이 같은 학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교수의 보충과 자료제공으로, 생겨나기 시작하는 한국의 「이미지」조성을 밀어줘야 할 것이라고 우 교수는 말한다.
특히 자료공급에 대해 『북괴의 선전공세로 화란 신문에 때때로 오보가 날 때가 있다. 이럴 때 정부기관이 아무리 해명을 해도 잘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학자, 특히 한국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자료를 토대로 설명을 한다면 납득이 빠르고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적극적으로는 이런 선전공세가 발붙이지 못하게 토대를 쌓아 놓을 수 있는 것도 충분한 자료공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럽」에서 한국학강의가 설절 돼있는 대학으로 「스웨덴」의 「웁살라」대학, 영국의 「런던」대학. 독일의 「함부르크」·「보쿰」·「뮌헨」대학·「파리」의 「소르본」대학 등이 있고 「이탈리아」에서 동양학 학술지가 정기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학술지에는 특히 우 교수와 같이 「라이덴」대학에서 한국학 강의를 맡고있는 「F·포스」교수의 한국에 대한 고정「칼럼」이 있다.
「포스」교수는 『춘향전』을 영역중이며 『삼국유사』는 완역하여 「컬럼비아」대학에서 곧 출판한다.
석사과정의 조교 3명이 있는 「라이덴」대학은 「유럽」에서는 가장 시설이 잘 갖춰진 한국학 연구대학이다.
「보쿰」대학의 연구생, 「하버드」대학에서 학위 과정에 있는 연구생들이 이조시대의 농지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이 대학에 와있다. 「유럽」의 한국학 관계 교수들이 69년 4월에는 「런던」에서 모임을 갖고 한국학회의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스트라즈부르」에 있는 「유럽」이사회 (Council of Europe)에서는 「한국학 관계 연구자료 색인」을 한국학 관계교수들에 의뢰하여 펴낼 준비를 하고있다.
55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58∼65년 미국 「클라크」대, 「코넬」대에서 국제관계·국제기구학을 전공하고 숭실대 법과주임 교수로 있다가 67년부터 화란의 국제사회과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우 교수는 3년만에 본 한국의 모습에서 「많은 변화」를 느꼈다면서 개발문제전공인 우 교수는 『국가의 발전은 포괄적이고 대중화·보편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11일 귀임 한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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