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의 리더들] 휴먼컨설팅그룹의 인사 컨설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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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핵심 인재를 유치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일부 임직원은 새 인사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조직력이 흐트러지고 근무 의욕이 떨어져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

회사와 조직원이 모두 이기는 '윈윈(win-win) 조직 관리' 노하우는 없을까. 인사.조직 컨설팅 전문가인 휴먼컨설팅그룹의 박재현 부사장과 박찬호 상무가 얼굴을 맞댔다.

-인사컨설팅은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일반 기업 경영 컨설팅과 어떻게 다른가.

▶박재현=조직.인사 컨설팅은 그 회사가 처한 환경을 분석한 뒤 가장 적합한 조직.인사 제도를 조언함으로써 조직원들에게 일의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쉽게 말하면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조직의 틀을 제시하는 일이다.

▶박찬호=인사컨설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이 이에 얼마나 협력하느냐다. 또 인사컨설팅의 성과는 제도를 만든 후 2~3년 뒤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 국내 기업들은 당장 성과가 나는 것을 기대한다.

-성과급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박재현=연봉제 등 성과에 따른 급여제도의 확대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능력.성과 중심의 인사 문화가 차츰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상사와의 인간적인 관계 등에 따라 능력있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업무 성과를 놓고 능력있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누고 있지 않는가.

▶박찬호=성과급은 대세다. 몇년 전만해도 연봉제 도입을 위한 컨설팅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엔 한발 더 나아가 성과 평가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이 객관적 기준을 치밀하게 만들지 않아 성과급 차등에 대한 내부 형평성 문제에 부닥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기업들은 결국 직원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하게 만들고 위화감을 낳을 수 있다.

-한국 특성에 맞는 인사관리 스타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물론 장.단점이 있을텐데.

▶박재현=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유교적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실제로 회사 내에서 직급 체계와 호칭이 매우 중시된다. 또 직급 및 호칭이 올라가는 것이 조직원들에게 가장 큰 동기 부여 수단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돈은 좀 덜 받더라도 승진을 더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박찬호=옳은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여전히 승진 중심의 인사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무엇보다 승진 기준에 대한 공정성 시비다. 승진 탈락자의 의욕 상실도 큰 문제다. 특히 인사적체로 인해 승진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이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직급 단계를 축소하고 금전적 보상에 무게를 둬야 한다.

-기업들이 핵심 인재를 영입하면서 파격적으로 직급을 높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찬호=기업 내부에 성과나 실력 중심의 인사제도가 정착되면 직급은 큰 문제가 안된다. 다만 기업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파격적인 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젊은 인재를 실력만 보고 임원이나 팀장으로 영입하는 바람에 조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재현=중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성과 관리 시스템을 운용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잦은 인사 이동과 조직 개편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 예컨대 영업조직 팀장들의 경우 영업점 환경에 대한 적응과 새로운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적어도 몇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일부 은행은 1년 이내에 영업팀장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몇몇 외국 기업이 직무별로 이동 제한 기간을 두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표재용 기자

◇휴먼컨설팅그룹=기업을 상대로 인사.조직을 컨설팅하는 업체로 2001년 1월 설립됐다. 프로젝트 매니저(PM)급 컨설턴트 10명을 비롯해 대부분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40명의 컨설턴트가 있다. 지금까지 기업은행.부산은행.한화그룹.현대캐피탈 등에 대한 컨설팅 실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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