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비결 '든든한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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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8개팀이 다른팀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천문학적인 운영비, 매 게임 3만명에 육박하는 팬들의 응원 속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사투를 벌인 32개 팀 중 최종 엔트리 8강에 든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8강의 불펜엔 최고의 소방수가 있었다(Closing the deal: All 8 temas have an ace in bullpen)’이란 제목 아래 그 비결을 든든한 마무리 투수에서 찾고있다.

 캔사스 시티와 세인트 루이스의 감독을 지낸 화이티 허조그는 믿음직스러운 마무리 투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든든한 마무리투수를 거느린 감독은 천재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는 바보다”.

 화이티의 표현처럼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 8개 팀에는 모두 MLB를 대표할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마무리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55 개로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애틀란타의 존 스몰츠를 비롯, 40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단 1패와 방어율 1.92의 1점대 방어율만을 기록한 애너하임의 트로이 퍼시벌, 정규시즌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포스트 시즌에만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여전히 ‘최고의 마무리’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마리아노 리베라, 메이저리그 데뷔 4년만에 36세이브를 기록하며 일류대열에 올라선 잠수함 김병현 등 이 그들.

 마무리투수들의 진가는 이들을 붙잡기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각 팀 매니저들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잦은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투자 위험성이 가장 높다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은 대부분 이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승리를 보장할 안정된 ‘자물쇠’ 확보에 애썼다.

 스몰츠와 퍼시벌, 세인트루이스의 제이슨 이스링구센 등은 모두 다년계약으로 팀에 묶여있는 몸. 올 해 45세이브를 기록한 미네소타의 에디 과르다도, 샌프란시스코의 롭 넨 역시 각각 내년, 내후년까지 팀과 계약연장에 대한 옵션을 맺고 있다.

 김병현 역시 아직 자유계약 이후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앞으로도 계속 팀의 마무리로 올해 이 상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각 팀이 애정어린 눈길을 보낼 든든한 마무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애리조나 역시 싱싱한 어깨를 지닌 김병현과 다년계약을 추진할 것.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든든한 마무리 = 포스트 시즌 진출’이란 공식을 증명한 8개팀의 특급 소방수들을 소개한다.

 ▶ 미네소타 트윈스 ‘에디 과르다도’ :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왼손잡이 투수. 지난시즌까지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약하며 30세이브를 올림. 지난해 초반 7연승, 13게임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2002년에는 전문 마무리투수로 전향 총 45세이브를 기록한 철완.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제이슨 이스링구센’ : 지난 2년간 오클랜드에서 포스트시즌 4게임 출전에 3세이브를 기록. 1995년 데뷔 이래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2000년 마무리로 전향 33-34-32 세이브 등 매해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진가를 발휘.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롭 넨’ : 1998년 자이언츠로 이적한 후 5시즌 중 4시즌에서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올스타전에도 두 차례 선정된 특급 마무리. 타자를 압도하는 위협적인 강속구가 주무기.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빌리 코치’ : 오클랜드가 이스링구센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 토론토에서 영입한 27세의 젊은 마무리 요원. 1999년 토론토에서 마무리 투수로 데뷔한 이래 31-33-35 세이브를 올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으며, 올해는 자신의 새 등번호와 같은 44세이브를 기록.

 ▶ 아틀란타 브레이브스 ‘존 스몰츠’ : 전경기 마무리투수로는 처음 데뷔한 올 해 55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등극. 1990년대 그래그 매덕스, 톰 글래빈 등과 막강 선발진을 구축 아틀란타의 전성기를 이끔. 부상으로 2000시즌을 완전히 쉰 뒤, 2001년 후반기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향.

 ▶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 : 8개 팀 마무리투수 중 가장 어린 23세의 나이임에도 독특한 투구스타일과 강인한 담력으로 타자들을 압도. 올 해 기록한 36세이브 중 주자가 역전 스코어링포지션에 있을 때 등판해서 거둔 ‘터프 세이브’가 6개로 8개팀 투수 중가장 많음. 방어율도 2.04로 여덟 명 투수 중 2위. 급격한 변화구로 오른쪽 타자들에게는 가장 상대하기 힘든 투수라는 평.

 ▶ 애너하임 에인절스 ‘트로이 퍼시벌’ : 40세이브를 거두며 단 1패와 1.92의 방어율을 기록한 철벽 마무리. 특히 현역 투수 중 가장 낮은 1.82의 통산 피안타율 역시 최고의 ‘짠돌이’임을 보여줌. 2001년 장기계약 이후 더욱 안정된 기량으로 애너하임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끔.

 ▶ 뉴욕 양키스 ‘마리아노 리베라’ : 지난해 아리조나에 월드챔피언을 헌납한 통한의 역전결승타 이후, 올 시즌 부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임. 하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연패를 이끌며 포스트 시즌에만 24세이브를 기록.

 중앙일보 워싱턴지사 김근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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