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성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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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월말까지 서울에 공급된 과일·채소는 거의가 경남·전남 지방에서 온상 재배된 것들인데 7월에 접어들면서는 노지에서 재배된 것이 시장에 등장한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과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은 서울인데 전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서울 시장의 유통 조건이 과일·채소 생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서울에 공급되는 과일은 2개의 길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하나는 서울시가 중앙 도매 시장 법에 의해 설치한 단두개의 시장인 「중앙 도매 시장」과 「용산 중앙 도매 시장」을 통해 인가된 1백여 도매상으로 공급되는 것과 또 하나는 생산지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거래하는 3백60개의 도매상을 거쳐 시중에 공급되는 길이다.
그리고 중앙 도매 시장 법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는 농업 협동 조합 판매망이 있다.
중앙 도매 시장은 생산자로부터 그날의 시세로 청과물을 사서 경매에 붙여 자연 형성 가격으로 입찰시키지만 소비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그 밖의 도매상의 가격은 업자 개인의 여건에 따라 영향을 받으므로 가격의 기복이 심하며 따라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된다. 농민 소득 증대와 청과물의 사철 공급을 목표로 과학적인 재배 방법이 보급되고 있으나 미흡한 중앙 도매 시장 법의 시행으로 농민 소득 증대와 소비자 보호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금년 여름 과일은 수박을 빼고는 대체로 평년작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성주가 주산지인 수박은 때아닌 우박으로 흉작이 예상되며 7월20일 전후에 가장 싸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앙 도매 시장에서 1백원∼3백원. 수박을 살 때는 색깔이 밝고 윤이 나며 손끝으로 두드려 튕기듯 강한 것이 완숙한 수박이다. 과일을 빨리 익히기 위해 온상에서 인공적으로 열을 가한 것은 빛깔이 자연스럽지 않고 진하며 탁한 것이 특징이다.
과일을 살 때는 어느 것이든 꼭지를 보고 산다. 꼭지가 싱싱한 것이 따서 오래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철 청과물 중 가장 영양이 풍부한 도마도 (비타민 A와C 다량 포함)는 김해와 순천이 서울 수요의 85% 이상을 공급한다. 도매 가격이 관 당 최저 50원∼1백50원.
참외의 온상 재배가 성한 곳은 경북 성주와 왜관, 노지 재배는 경기도 주변이다. 장마가 심하면 생산량도 줄고 질도 나빠질 염려가 있으나 7월20일께면 생산량이 늘어 값이 싸질 것으로 보인다.
논산과 평택은 복숭아 온상 재배의 중심지. 앞으로는 전주와 삼량진에서 자연 재배된 복숭아가 공급될 것으로 한 상자에 7백원∼1천원.
대구 지방의 살구, 김천·진주의 자두는 10일∼15일 후면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참외·복숭아·자두는 풍작이 예상된다.
68년부터 충무·진주에서 재배되는「파이내플」이나 제주도의 밀감은 대중화될 만큼 생산되지 못하며 유일한 수입품인 바나나는 성하에는 공급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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