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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전화 기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화 가설료와 도수료 인상 얘기가 나오더니 곁들여 공중 전화의 통화 시간 3분 제한 제도, 공중 전화·집중 전화 가입제도 등 새로운 전화 시책이 발표되고 있다
전화 요금 얘기는 해마다 새해 예산에서는 올려 보겠다고 몇 해째 6, 7월엔 한번씩 체신 당국이 내놓는, 말하자면 연중 행사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 기획원 측이 올해도 이것을 올리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그러나 새로 듣는 공중 전화 3분 제한이나 공중 전화 제도 등은 아무래도 강행할 듯 보이고 있으며 여운이 개운치가 않다.
공중 전화의 통화를 3분으로 제한해 보겠다는 생각은 일리가 있기는 하다.
급한 일 때문에 어쩌다 전화를 걸려고 공중 전화통에 달려가면 무슨 사연이 그리긴지 쉽게 끝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진정 한 사람의 통화를 3분으로 제한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급한 사람의 순간적인 사정이지 전화 사정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썩 좋은 것은 못 되는 것으로 안다. 공중 전화라는 것은 아직 내용을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1대의 전화를 「스위치」 장치로 여러 집에서 사용한다는 방식인 모양인데 이것이 계획대로 원만히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체신부 안의 공무 관계자도 반대 의견을 말한다 하니 더욱 그러하다. 나는 집은 성북동이고 직장은 영등포에 있어서 가끔 급한 일로 전화를 걸려고 진땀을 뺄 때가 있다. 그래서 전화 사정이 좋아지려면 하고 생각해 본 일이 있어 발표된 당국의 방안을 비교해 보게 되지만, 모두 전화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실효가 의문시된다. 듣기로는 전화 댓수는 전국에 약50만대이고 이중 서울만도 20만대가 넘는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면 전화 댓수, 시설은 이용하는 국민에 비해 너무 모자란다.
시설의 확장 없이 개선될 상태는 아닌성 싶다. 신문 보도로는 연간 채신 사업 수익은 2백억원 가까이나 된다는데 이를 몇 해 계속하여 시설 확장에 재투자하면 3분 통화나 공중 전화 등의 궁색은 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금 인상이나 통화 제한 등은 생각해 볼 만한 방안은 되지만 실효는 별로 크지 않겠기 때문이다. 【이두일 강서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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