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이 부른 이당 기류|공화당의 입장 한솔의 심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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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화당 의원 총회에서 발언한 의원들은 모두 겸직 의원 문제를 다 이 의장의 처사가 현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외에 『누가 이러한 사태를 빚어지게 했느냐』는 근원적 책임 소재에 대한 의구심도 보였다.
결국 김진만 총무의 경위 설명을 납득하고 사태를 정리하기로 한 외양의 내부에는『크게 떠들어 소리가 자꾸 퍼지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침착한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총 발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진만 총무=그 동안의 경위는 지금까지 실명한 바와 같다. 법사위 해석을 받지 않은데 대해 이 의장은『의원 목을 자르는데 의장이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일마저 행정부의 통고대로 처리한다면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라는 낙인을 영윈히 못 면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에도 일리는 있는 것이고 박 대통령도 이 의장의 조처를 대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이 일의 발단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사항을 국회에 통고하는데 법무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의 명의로 해야 된다는 법규정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앞으로의 국회를 원만히 운영키 위해서도 10일간 휴회는 불가피하다.
▲성악현 의윈=야당이 낸 대정부 질문으로 국회가 어수선해질 위험은 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휴회나, 아니면 유회 작전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우경 의원=여당으로서 떳떳하게 해야 한다. 대정부 질문을 않거나 국회를 열지 않고 묵살하는 방법도 있다고 보는 사람이 있지만 질문에 대해 떳떳이 대답하여 국민의 오해를 씻어야 하지 휴회를 해서는 안 된다.
▲차지철 의원=지금 질문을 하게 되면 야당은 더 강경하게, 없는 일도 있는 듯이 얘기할 것이다.
야당 의원 가운데는 잇권이나 협잡에 관련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도 질문을 하면 공화당 의원 모두 부정 부패하는 것처럼 말해 여당의 인상만 나쁘게 할 것이다. 겸직 파동도 떠들수록 창피하다. 시급한 안보 문제를 빨리 다루어야 한다. (이때 이 의장이 대정부 질문을 의안으로 돌렸다는 소식이 있어 의원들이 흥분, 이만섭·김우경 두 의원이 의장실로 알아보러 올라갔다.) ▲김종호 의원=공화당의 당론으로 하는 일을 이 의장이 왈가왈부하는 게 무엇 때문인가. 겸직 문제 처리에 대해 이 의장이 내려 와 해명해야 한다. 우리 당원들이 뽑은 의장인데 어째 그런 식으로 하느냐.
▲김재순 의원=이 의장이 회부하는 자격 심사 요구를 법사위가 또 반송하면「핑퐁」식이 되고 만다. 그런 과정에서 소리는 더욱 크게 나게 마련인데 적당한 선에서 덮어두고 우리의 주의를 중대한 안보 문제에 몰리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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