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민간 항공 기구의 결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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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6월 16일부터 「캐나다」의 「몬트리올」 에서 개최되었던 「유엔」산하 국제 민간항공기(ICAO)제7차 총회는 지난3O일 「불법 납치 항공기에 관한 결의문」을 84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한다.
이 결의문은『불법적으로 납치된 모든 항공기와 대물을 합법적인 소유자에 반환하고 승객과 승무원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그들의 여행을 계속 하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서 이는 한국을 비롯한「캐나다」·일본·「말레이지아」·「스위스」·「벨기에」7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 결의문의 의지는 우선 전기한 7개국 공동제안으로 돼 있지만, 한국이 주동이 되어 제출한 결의문이며, 이번 총회에서 공산국가를 포함한 84개국이 만장일치로 이를 채택했는데 있다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결의문은 지난해 12월 11일 KAL기를 불법 납북한 북괴의 만행을 국제적으로 규탄하는 동시에 미 송환된 승객과 승무원의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성격을 띤 것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 이 결의문은 항공기 납북 사건에 관한 지금까지의 국제 협약이나 결의안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력히 확인하고, 그 실천을 촉구하는 전진적인 자세를 표명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만한 것이라 하겠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1963년 9윌, 동경에서는 『항공기상에서 행해진 범죄 및 기타 특정 행위에 관한 조약』이 조인된 바 있고, 작년 12월 12일 「유엔」총회에서는 전기한 「동경조약」을 비준하도록 각국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바 있는 것이다.
이번 국제 민간 항공기구가 채택한 결의문에서도 항공기 납치 사건에 있어서의 기체·대물·승무원·승객을 조속히 송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는 북괴가 계속 KAL기의 기체·화물 및 일부 승객과 승무원을 불법 억류하고 있음에 비추어 국제 사회가 그 들의 허위 선전과 만행을 호되게 규탄하고 있음을 또한 증명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전기한 결의문은 심지어 공산국가까지가 이에 동조,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KAL기를 납북해가고 그 승객·승무원 및 기체를 계속 억류하고 있는 북괴에 대해서는 공산국가까지도 그들을 규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것은 북괴가 그들 공산 사회 안에서도 고립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비행기 납치 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지만, 북괴의 소행처럼 악랄한 양상을 띤 예는 일찍이 없었다.
그들은 비행기 납치를 정치적 선전에 악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고한 승객과 승무원을 이유 없이 억류하여 갖은 학대를 일삼고 있다. 북괴는 본래가 동족상잔쯤은 예사로 아는 강도 집단이므로 더 이상 할말은 없는 것이지만, 아무 죄 없는 민간인을 억류해 놓고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의 호소마저 아랑곳하지 않는 소행은 실로 천인공노할 금수의 소행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항공기의 불법 납치를 국제적으로 강력히 다스린다는 것은 모든 나라의 민간 항공기의 안전은 물론, 국제적인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도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 된다는 것을 모든 나라들은 차제에 강력히 인식하고, KAL기 송환을 위해 더 한 층의 긴밀한 협조를 해 줄 것을 요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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