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지는 주차전쟁…땅 속 넓은 아파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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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아파트 주차장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건설사들이 '업그레이드된 주차장'을 선보이며 설계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만들고, 주차공간을 넓히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지하주차장 내 사건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안에 신경 쓰는 것은 기본이고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마련하기도 한다. 지하주차장 옆에 가구별 창고를 두는 곳도 등장했다.

한화건설이 충남 천안시 청수지구 C-1블록에 분양하는 '천안 청수 꿈에그린'은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배치했다. 보행자의 안전과 단지의 쾌적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GS건설이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서 분양 중인 '광교산 자이'도 지상에 차 없는 단지를 조성했다. 지하주차장의 특정 주차공간 폭을 최대 2.5m로 넓힌 것이 특징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C1-3블록에 짓는 '위례 아이파크 1차'도 특화된 지하주차장을 갖춘 아파트 중 하나다. 가구당 1.7대의 지하 주차공간을 제공하며 가로 2.5m, 세로 5.1m의 확장형 주차장이 전체 주차공간의 87%에 달한다. 자연 채광이 가능하도록 주차장 천장에 창을 뒀다. 이와 함께 주차장 안에 전기차 충전 설비를 마련하고, 가구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약 6㎡의 수납공간을 둔 것이 강점이다.

가구별 전용 지하창고까지 등장

삼성물산이 경기 용인시에서 선보이는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도 거주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지하주차장 한쪽에 가구별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지하창고를 마련한 것. 창고 면적은 가구당 1.2~2.25㎡, 천장 높이 2.4m로 자동차에서 레저용품 등을 꺼내 보관하기에 편리하다. 삼성물산이 올해 분양하는 단지 중 주차장 내 수납공간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보안시스템을 앞세워 소비자 끌기에 나선 곳도 있다. 대림산업은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논현경복'을 시작으로 앞으로 분양되는 모든 사업지 지하주차장에 고해상도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한다. SK건설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 분양하는 '신동탄 SK뷰파크'에 최첨단 CCTV 분석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밖에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그린워크3차'는 지하주차장에 색채 사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하주차장을 그래픽, 색채, 사인, 조명 등 4가지 요소를 이용해 밝고 안전한 공간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또 여성 운전자를 위해 차량 진출입이 편리한 직선형 램프를 설치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최근 건설사들이 실거주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주차장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주거 편의성과 쾌적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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