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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인수 이어 내년엔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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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호 23면

하나금융은 지난 14일 미 연방준비제도(Fed)로부터 BNB은행 인수를 승인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인수계약을 체결한 김정태 회장(왼쪽)과 정찬삼 BNB지주사 이사회 의장 겸 BNB은행장. [사진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에선 현지 은행을 인수해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의 토대를 마련했고,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미얀마를 비롯한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세운다.

[Biz Report] 해외 진출 가속화하는 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외환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탄탄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최근 금융권에 불어닥친 수익성 악화를 글로벌 시너지를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로부터 뉴욕에 본점을 둔 한국계 금융회사 BNB(Broadway National Bank)의 인수를 승인받았다. 지난해 7월 약 500억원을 들여 지분 71%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한 후 미 감독당국의 승인을 기다려 온 회사다.

하나금융은 7월 말 현재 세계 24개국에 현지법인·지점·사무소 등의 형태로 118개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90개, 미주에 18개, 중동·유럽 지역에 10개다. 우선은 중국·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하고 2015년에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보해 ‘글로벌 톱 50’에 이름을 올린다는 목표다. 현재는 80위권이다.

이번에 인수한 BNB는 자산규모 3억5000만 달러로 뉴욕·뉴저지에 5개 지점망을 갖춘 중소은행이다. 주로 한인교포 사회를 대상으로 소매 영업을 하지만 미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의 관리를 받으며 주(州) 간 지점 설치에 큰 제약을 받지 않는 ‘전국 은행(national bank)’이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BNB의 이런 특징을 살려 북미 지역 영업망을 넓히고 기존의 기업금융 서비스(하나은행 뉴욕지점), 수출입 무역금융 서비스(외환은행 뉴욕법인)와 연계해 미국에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다음 달부터 BNB지주회사와 은행을 직접 경영한다.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경영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경영진과 직원들은 최대한 미국 현지 전문가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BNB 인수는 향후 북미시장 확대를 위한 선제적인 전략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작은 은행이지만 이를 통해 경험을 쌓아 장기적으로 미국 내 영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은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6월 현지에 지점 2개를 추가로 열어 총 32개의 영업망을 갖췄다. 앞서 5월에는 현지 교민과 인도네시아 VIP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뱅킹(PB)센터도 열었다. 하나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최근 난징(南京)에 19번째 영업점인 난징분행(分行)을 개설했다. 직불카드 서비스·무역금융 등 중국계 은행과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얀마의 ‘에이야와디은행’과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맺었고 앞서 10월에는 양곤에 사무실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최대 은행인 메이뱅크와도 MOU 를 맺었다. 메이뱅크는 특히 동남아 지역에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 지역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또 다른 계열사인 외환은행도 해외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터키 이스탄불 사무소를 열었고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지점을 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아부다비 지점과 기존 바레인 지점, 두바이 사무소를 묶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연말까지 필리핀 클락 지점을 비롯해 일본(후쿠오카)·호주(시드니)·중국(서청)에 추가로 영업망을 구축하고 내년엔 인도 첸나이 지점, 러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기적으로 현지인·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로컬은행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이런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2015년까지 해외부문의 비중을 총자산의 8%에서 10%, 순이익의 10%에서 1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투자증권 이고은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들은 성장 기반을 찾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해외 진출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예대업무·수출입 지원 등과 같이 장점이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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