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버디 10개 "효주가 빙의했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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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퍼트 라인만 교정했을 뿐인데 생애 베스트 스코어가 나왔다.

 지난주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세영(20·미래에셋)은 퍼트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퍼트가 나빴던 탓에 다 잡은 우승트로피를 놓쳤기 때문이다. 김세영은 “퍼트 라인을 맞추는 걸 답답해서 안 했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시도해봤다. 우즈도 퍼트 라인을 맞추고 하는 것을 보고 교정을 결심했다. 방향성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후배지만 정교한 퍼트를 자랑하는 김효주(18·롯데)가 스승이다. 스스로 ‘김효주 팬클럽’이라고 자청한 김세영은 “평소에도 유튜브를 통해 (김)효주의 퍼트를 보면서 방법을 찾는다. 오늘은 마치 내가 효주로 빙의한 것 같다. 효주와는 올해 네 번 정도 같이 쳤는데 항상 잘 맞았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중3 때의 8언더파를 뛰어넘는 생애 최고 기록인 9언더파를 적어내며 시즌 2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김세영은 23일 양평TPC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201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MBN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중간합계 13언더파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무려 10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공동 2위 최유림(23·고려신용정보), 김효주와는 2타 차다. 김세영이 기록한 10개의 버디 퍼트가 모두 1~3m 내에서 이뤄질 정도로 어프로치샷이 거의 완벽했다. 새벽에 내린 비로 푹신해진 그린이 김세영의 샷을 잘 품어줬다.

 최유림은 16번 홀(파3·180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대회 첫 홀인원의 주인공이 됐다. 최유림은 홀인원 부상으로 1억8000만원 상당의 BMW 750i를 획득하는 잭팟을 터트렸다. 대회 우승상금인 1억원보다 큰 규모의 부상이다.

양평=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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