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유수의 오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신문보도에 의하면 경북 달성·고령군 관하 낙동강상류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한다.
보사부에서 그 원인을 조사해본 결과 오랜 가뭄으로 낙동강의 물줄기가 줄어든데다가 대구시민들이 버리는 하루 평균 15만톤의 오물과 제3공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하루 평균 3t톤의 공장폐수로인해 그 수질이 극도로 오염, 물고기가 서식하는데 필요한 물속의 산소량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어족이 서식하려면 적어도 1㏄당 산소함유량(OD)이 4∼6PPM이상이라야 하는데, 낙동강의 경우 그것이 0∼0.7PPM정도에 불과하여 물고기가 거의 살 수 없을 정도로 죽은 물이 돼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일과 2일 사이에 내린 비로 유수량이 불었기때문에 하류의 고기떼가 상류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집단 질식을 당한 것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사부가 지난 11일 경북도당국에 대해 낙동강으로 폐수를 내려보내는 공해업소에 대한 강력조치를 지시하고, 대구시 오수처리를위한 대책을 서두르라고 한 것은 이미 사후예방문격의 긴급조치라 할 것이다. 그러나 보사부의 이러한 지시를 받은 도당국으로서는 예산이 없고 단속법규의 미비등을 들어 사실상 속수무책임을 실토하고있는 실정이므로 그 실효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물이 식수로서 적당치않을 정도로 많은 대장균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물고기 역시 우리나라에서 만성병화한 간디스트마균의 감염원이 되고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대한 효과적이며 발본색원적인 대책이 아직도 실천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른 것은 우리나라 보건행정의 오랜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의 오염도 역시 매우 위험스러운 상태에 있음은 자주 지적되고 있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한강인도교 부근의 경우 1㏄당 대장균수는 WHO에서 규정한 안전기준 5만마리에비해 그 11배인 57만5천마리가 들끓고있으며,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도 안전기준 1ℓ당 6㎎의 4배인 23.2㎎,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안전기준 10㎎보다 많은 16.0㎎으로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인구증가에 따르는 도시공해요소들의 범람으로 한강유수오염도 역시 무서울 속도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것이다. 보사부는 서울시당국에 대해서도 누차에 걸쳐 강력한 경고와 행정지시를 내린 바 있었으나 이에대한 효과적인 대책수립이 안되고있음은 전기한 경북도의 경우와 대동소이함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이제 보사부의 한낱 행정적 지시만으로써는 전국적 규모로 번지고있는 각종 공해문제에 대하여 실효있는 대책을 세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 것이다. 실로 한강·낙동강등 우리나라 주요 하천의 유수가 식수원으로서 부적합할만큼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이만저만이 아닌 중대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하천이 물고기조차 서식할 수 없고 수영조차 할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화하고있다고 상정할때, 그 황량한 모습은 상상하기만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제 공해방지를 위한 조속한 결단이 다른 어떤 국가사업보다도 더 중요하고 시급함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유수오염·대기오염·도시소음·식품공해등 모든 공해요소를 통괄적·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현재의 공해방지법을 대폭 개정하여 그 단속을위한 독립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