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에의 일보 코라나팀 유전자합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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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앞서 뉴스로 보도됐고 그 의의에 대해 해설도 나간바있는 인공유전자합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속속 밝혀져 나오고있다. 외신과 외지를 종합하여 보충설명을 해본다.
68년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코라나 박사(미국에 귀화한 인도인) 팀의 인공유전자합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와서 누구도 해보지 못했을 정도로 완전에 가까운 화학적 합성인 것임엔 틀림없다는 해석이 내려지고있다.
유전자는 유전만 맡고있을 뿐 아니라 생명전반에 관계하고있는 이른바 생명의 근원물질이라는 데서 그 인공합성이 여러 곳서 시도되고 있지만 탁월한 실력과 오랜 경험이 있는 코라나박사팀에서 완전에 가까운 화학적 합성에 성공한 것이다.
핵산(디옥시리보핵산 즉 DNA와 리보핵산 즉 RNA)을 완전히 분해하지않고 서서히 분해하면 루클래오지드라고해서 염기·당·인산이 1개씩 결합해있는 화합물이 얻어진다. 인간의 정자에 있는 DNA 즉 유전자는 그 루클레오지드가 무려 60억대 즉 l백20억개로 이뤄져있다. 그런데 이번에 코라나박사등이 합성한 것은 1백20억개나 루클레오지드를 갖고있는 그 인간의 유전자가 아니라 단 77대(1백54개) 루클레오지드를 갖고있는 조그마한 유전자라는 것. 즉 이스트균의 아라닌을 운반하는 전이 리보핵산(tRNA)을 만들라고 지령하는 조그만 유전자를 코라나박사팀은 합성해냈다.
루클레오지드를 유기화학적으로 연결하여 긴 사슬같은 것을 몇개 만들어 마지막에 가서 그 사슬들을 효소로 연결하여 인공유전자를 합성했다고하니까 아직도 완전한 화학적합성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해석되고있는 것이다. 생명과 무생명과의 사이에 있다고하는 최소의 바이러스도 5천개의 루클레오지드를 갖고있고 대장균같은 하등생물은 1개의 세포안의 유전자에 1천만대의 루클레오지드를 갖고있으며 인간의 1개의 유전자에 이르러서는 60억대를 갖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인간의 유전자를 인공으로 합성하는데까지는 전도 요원하지만 이번 코라나박사들의 업적이 그곳으로 가는 길로 진일보시킨 것만은 확실하다는 견해들이다.
앞으로 인간개조·암정복등에의 응용가능이 크게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당장에도 정신박약아의 원인이 되는 페닐케톤뇨증(유전자결핍으로 일어난다)치료에 도움을 줄는지 모른다고 보고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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