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방송선 납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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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방부는 5일하오 1시40분쯤 서해안 연평도 서쪽해상에 우리 어선단보호를 위해 배치된 해군방송선 1척(1백20t급·정장 정수일준위)이 북괴 해군고속경비정 2척(PGM형·2백50t급)의 공격을 받고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대변인 노영서준장은 수일전부터 북괴 경비정과 어선단이 서해 휴전선해안 일대에 출현, 우리 해군은 평소 이 해역에서 조업중인 우리어선단을 보호하고 휴전선 감시를 위해 어선단 지도보호선을 배치해왔다고 밝히고 적의 이번 소행은 사전에 계획된 도발행위였다고 말했다.
납북된 방송선에는 20명의 승조원이 탑승했는데 이들의 이름은 각기 가족들에게 통지된 다음 발표될 것이다.
북괴는 67년 우리해군 56함을 동해안에서 격침한 일이 있으나 해군의 현역함정이 납치된 것은 건국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사해비상 정전위소집 요구>
급보에 접한 정내혁 국방부장관은 이날 하오 장지수 해군참모총장, 김성용 공군참모총장, 유근창 대간첩대책본부장을 불러 대책을 협의했다.
사건내용을 발표한 뒤 유본부장은 곧 군사정전위원회를 소집토록 유엔군측에 요구, 북괴의 만행을 규탄하고 해군방송선 및 승무원을 송환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괴는 5일 제3백2차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를 9일상오에 열자고 유엔군측에 제의해왔다.
해군은 5일밤 해군방송선 피랍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위해 해군본부작전차장등 관계관을 현지에 급파했다.
해군은 또 사건발생과 함께 서해를 경비중이던 함정에 비상령을 내리고 그중 일부를 현장에 급파했다.

<계획적인 도발>신문공 논평
정부대변인 신범식 문공부장관은 5일 하오 『연평도 근해에서 북괴가 우리 해군어로지도선을 납북한 것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상습적인 전쟁도발행위로 북괴의 침략근성을 드러낸 천인공로할 만행』이라고 비난했다.
신장관은 특별담화를 통해 『이같은 북괴의 도발행위는 우리의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질서를 교란하려는 일련의 획책인만큼 우리국민은 더욱 견고한 반격태세와 전진의 의지를 새로이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우방에 만행 설명>재외공관에 훈령
정부는 서해상에서 북괴함정에의해 저질러진 해군방송선 피랍사건의 진상을 우방각국에 알려 북괴의 호전적 도발상을 규탄키로했다.
외무부는 6일상오 전재외공관에 긴급 훈령을 보내 해군방송선 피랍사건의 경위를 상세히 설명, 주재국 정부에 알리도록 지시했다.

<긴급대책회의>각군 참모총장 회동
문형태합참의장은 6일낮 12시 장지수 해군참모총장과 김성룡 공군참모총장을 초치, 해군방송선피랍경위를 보고받고 모종대책을 논의했다. 이에앞서 장지수 해군참모총장은 J·H·미켈리즈 유엔군사령과 회담, 피랍경위를 설명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미함 개입은 없다>미국무성 논평
【워싱턴5일동양】미 국무성과 국방성은 5일 서해상에서 일어난 한국 해군함정피랍사건에 관해 미국정부의 공식견해를 표명하기를 조심스럽게 삼갔다.
존·킹 국방성대변인은 『이 사건에대해 미국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보고해왔다』고 말했다.

<국방위 대책논의>
국회 국방위는 6일상오 시내 뉴·서울·호텔 간담회를 열고 해군방송선의 피랍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나포·격침엇갈려>북괴방송
【홍콩5일로이터동화】북괴 평양방송은 북괴 해군이 미간첩선 1척을 나포했다고 5일밤 말했다. 그러나 동경에서 청취된 북괴방송은 중무장한 미공작선이 정찰임무를 띠고 해주근해에 침투한 것을 격침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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