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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에 폭발소동|초저녁 세무서과장집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밤도 깊기전에 주택가에 의문의 폭발물이 던져져 주민들을 섬뜩하게했다. 4일밤 9시50분쯤 서울서대문구불광동146의2 박종순씨(45·북부세무서총무과장) 집문간방 아래뜰에 종류를 알수 없는 폭발물이 던져져 박씨집 대문옆담 3m(높이1·7m)와 문간방 천장, 방안에 있는 캐비닛, 그리고 집처마와 유리창 50여장이 부시지고, 앞집인 이신상씨(50)와 김용진씨(37), 박기석씨(29)집 유리창문이 일부 부서졌다.
이날 폭음은 이 주택가의 반경 1㎞ 안팎까지들려 주민들은 한때 불안에 떨었다.
이 폭발물이 터져 박씨집 문간방 연탄아궁이 옆엔 직경 50㎝의 큰 구덩이가 패였고 오른쪽으로 폭진이 크게 유리창벽을 덮쳤다.
이때문에 이웃 김용진씨집에 세든 양정진씨(38·운전사)의 장녀 소란양(5)이 이마에 유리파편을 맞아 다쳤고 이신상씨가 팔·어깨등에 유리파편을 맞아 경상을 입었으나 크게 다친사람은 없었다.
박씨의 차녀 정수양(22)에 따르면 이날밤 9시까지 박씨의 부인 권옥희씨(44) 장남 금수(19·경기고3년) 3녀 명희(16·홍익여중3년) 4녀 선희(13·덕수국교6년) 2남 범수(9·불광국교) 식모 김관순양(13)등 가족 7명(아버지박씨는귀가하지않았음)이 안방에서 텔리비젼 구경을 한다음 아이들은 공부방으로 들어가고 정수양만 혼자서 자기방인 문간방에 들어가 이불을 덮은채 책을 보고있었는데 9시50분쯤 지나 폭음과 함께 유리파편이 날고 형광등이 깨지면서 연기가 방안에 자욱하게 차 순간적으로 이불을 뒤집어썼다는 것이다.
이웃 이신상씨는 뜰에 심은 잔디를 손질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순간, 굉장한 폭음과 함께 유리파편이 날아 수류탄이 터진줄 알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불광동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 폭발물이 터진 곳에 있었던 두 마리의 개가 무사했다는 점으로봐 범인이 TNT나 초산등을 떡이나 진흙같은 것에 싸 담밖에서 안으로 던지고 집옆 개울을따라 도망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폭발물이 파편없는 것으로 보아 사람을 살상하려는 목적은 아니나 폭약물에 약간 전문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①박씨를 둘러싼 원한관계와 ②폭발물이 정수양이 거처하는 문간방 바로 근처에서 터진 것으로보아 정수양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원한등 여러 갈래로 수사를 펴고있다.
그런데 5일 경찰은 ①정수양의 방에서 정수양이 영등포구고척동57 숙앞으로 보내려고 써놓은 편지에서 "숙이 늬가 내 약혼자에게 옛날 남자관계를 폭로하려고해도 아무 소용없다. 그이는 그런걸 아무렇지않게 생각한다."는 내용을 썼다는 점과 ②사고난 직후 정수양의 어머니 권씨가 식모 관순양에게 정수양 얘기를 남들에게 하지말라고 말했다는 점 ②정수양이 싫어하는 남자전화가 가끔 걸려오며 편지도 자주온다는 관순양의 증언에따라 정수양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소행이 아닌가보고 수사중이다. 정수양은 Y여고를 졸업, 이사오기전인 영등포동7가91 전에 살던 집에서 작년 9월 군에 복무중인 모씨와 약혼한 사이.
그밖에 경찰은 박종순씨가 세무공무직에 오래 재직했던 경력으로미루어 박씨와 깊은 이해관계가있는 사람의 원한에 의한 소행이 아닌가도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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