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무저항주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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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일 본회의장에서의 격돌이 지난뒤 여야는 4일 본회의에서 얼굴을 맞댔으나 의사진행방법을 둘러싼 이견때문에 1시간이 늦어서야 개회.
신민당측은 발언을 중단당한 정해영총무가 발언을 계속해야한다고 요구했는데 장경순부의장은 『그렇게되면 또 격돌할 위험이 있으니 발언을 않는게 좋겠다』고 종용한 것.
이 종용에 정신민당총무는 『나도 발언을 안할테니 공화당도 의사진행발언을 중단하고 대정부 질문으로 직접 들어가자』고 절충안을 냈으나 김진만 공화당총무는 이를 완강히 거부, 공화당 방침대로 김창근의원을 내세워 신민당을 공격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도록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공화당 의원총회는 전날의 흥분을 식히지못한채 야당과의 정치적 절충은 일체 않기로 강경한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공화당의원 가운데는 폭력행사가 지나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 어느 의원은 일부러 기자실에 들러 『흥분을 참기가 어려웠다』면서 『의원들이 흥분할 것 같으면 여러분이 제동을 가해달라』고 부탁도 안되는 부탁을 했다.
정해영 총무의 말에 책을 잡혀 여당의원들에게 봉변을 당한 신민당 의원들은 무저항주의로 국회에 임하고 있다.
공화당의 태도가 강경해지자 유진산대표는 3일 『다수당이 폭력으로 나오면 소수당은 합법으로 나가야한다』고 소속의원들의 자중자제를 당부했던 것.
김수한대변인도 4일 『여당이 때리면 맞고 밀면 밀치고 욕설을하면 참기로했다』면서 『야당의원들은 전부 입원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했다.
한편 3일 회의때 상처를 입고 서울시내 S병원에 입원중인 김응주의원(신민)은 문병가는 야당의원들에게 『계속 무저항주의로 투쟁하여 나 같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병원을 다녀간 유진산, 정일형의원등 야당간부들틈에 무소속의 예춘호의원이 다녀갔고 공화당에서는 이효상의장만이 4일 화분을 보낸 정도.
고개를 쓰지못해 반듯이 누워있는 김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레슬링이나 유도를 배우도록 권해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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