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작전대 유동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민주전선 압수사건을 다룬 3일의 국회본회의는 여·야가 서로 고함과 야유를 하다가 끝내 충돌을 벌여 대정부 질문은 못한 채 끝났다.
대야공세의 1번 타자로 나선 김진만 공화당총무가 1시간이상이나 신민당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송원영·이중재의원등은 『의사진행발언만 하시오』라고 고함을 쳤는데 이때 공화당의 차지철·윤재명·이우한의원등은 『허튼 얘기 좀 고만해라. 너희들 사는 집은 우리들 집보다 더 낫더라』고 야당석으로 달려갈 기세까지 보였다.
김총무는 의석이 소란한가운데 『다수당인 공화당은 장장 8년동안 야당 얘기만 들어왔는데 내가 바른말을 한다고 들고일어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발언을 계속했다.
소란이 벌어지는 동안 국무위원석에 앉아있던 정총리와 박내무·이법무·신문공장관등은 자리를 떠났으며, 신민당의 김응주의원은 소란중에 이마와 목뒷부분·발목등에 상처를 입어 국회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고 입원했다.
국회에서의 대정부 질의때마다 수세에 몰리던 공화당은 이날 당무위원 전원과 총무단을 질의자로 내세워 야당에 대한 선제작전을 펴기로 했던 것.
2일 저녁 간부회의에선 『상대도 할 수 없는 신민당 요구에따라 관계장관이 국회에 출석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3일 의원총회에선 김진만 이만섭 백남억 오치성 김성곤의원이 차례로 발언키로했으며 이우헌 신윤창 이현재 윤재명 김창욱 신동욱 김영복 김삼상의원 등은 의석에서 흥분된 표정으로 따로 전략을 짠 것.
의원총회에서는 오치성·신윤창의원 등이 『신민당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정치를 북괴와 하라고 그러자』고 강경한 발언을해서 분위기가 몹시 격앙되었었다.
한편 신민당도 본회의에 앞서 의회총회를 열고 대책을 짰는데 고흥문 의원이 『여당이 우리 못지않게 상당한 준비를 갖추고 있으니 원래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한다』고해서 점잖은 정일형의원을 첫 질의자로 내세우고 그때그때 공화당의 태도를 보아 대처하는 유동전략을 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