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출연료에 세심한 친절을|방송 기자의 말씨 훈련 아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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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에 갔다 온 친구의 말이다. 『우리네 라디오나 TV 방송국에서는 좀더 서비스 정신이 있어야 하겠다. 청취자나 시청자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해주어야겠는데 아직도 거슬리는 것이 많다. 미국서 내가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와 TV에 나가 봤는데 안내서부터 그 극진한 친절에는 오히려 이쪽이 근엄해질 정도였지…. 특히 다 끝나고 나올 때 어느새 찍었는지 스테이션·마크도 뚜렷한 내 방송 사진을 내주지 않겠어? 정말 감격했어. 대수롭지 않은 것이지만, 그 세심한 친절·봉사는 지금도 잊지 못해서 가끔 그 때 사진을 들여다보지. 아주 큰 기념이 됐어.』
간단한 얘기지만 우리 나라 각 방송국에 이 말을 들려주고 싶어 여기에 인용한 것이다.
방송 인구는 날로 늘어간다. 방송은 신문과 마찬가지로 우리 일상 생활에서 떠날 수 없는 정보 문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렇게 다정하고 친밀감을 갖게 하는 방송과 TV에 대한 대중의 참여는 놀랄 만큼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라디오나 TV에 자주 나오는 사람 아닌, 일반 사람이 어쩌다 한번 나갔을 때, 소속 방송국에서 『사진 한 장』찍어서 출연자에게 주는 조그마한 친절을 베푼다면, 받는 본인의 기쁨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방송 당국의 스테이션·이미지도 따라서 크게 선전될 것이다.
친절 봉사는 비단 이런 것만이 아닐 것이다. 세밀한 손님 대접(시청자를 포함해서) 을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있을 것 같다.
또 한가지 참고로 진언해 두고 싶은 것이 있다. 라디오 방송국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눈부신 사회상을 종합해서 알리는 해설을 곁들이는 『뉴스 풀이』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다분히 기동성을 띤 이 『뉴스 풀이』는 그만큼 항상 참신하고 대중에게 주는 정보 문화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현장에 나간 기자나 방송 뉴스 부원의 말투가 가끔 귀에 거슬린다.
물론 아나운서와 같은 기술직이 아니라서 할 수 없는 노릇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대중에 전달하는 말투만은 올바르게 전개해야 마땅할 것이다. 요는 그들의 말공부를, 그리고 스피치의 훈련을 시켜야 할 것이다.
고운말, 정확한 말, 그리고 부드러운 말의 뉴스 전달이야말로 듣는 사람에게 베푸는 큰 친절, 봉사라고 생각된다.<이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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