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가득 볼터치 …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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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일 아모레 카운슬러 김인숙 마스터가 김진영씨의 자택을 찾아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헤라 메이크업 제품과 프리메라 스킨케어 키트로 구성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키트’를 전달했다.

지난 8월 9일 서울 양천구 신월2동에 웃음꽃이 피었다. 아내의 환한 표정에 남편도 덩달아 환해졌다. 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서경배)의 대표 사회공헌활동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의 ‘찾아가는 서비스’ 덕분이다.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는 여성 암환우를 위한 국내 최초 외모 가꾸기 교육프로그램으로 아모레 카운슬러의 재능기부로 전개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0년부터 부득이한 이유로 병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여성 암환우를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아모레 카운슬러 자원봉사단이 직접 환우의 자택 혹은 병실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은 경인 동춘특약점 김인숙(46) 수석마스터와 아모레퍼시픽 스텝들이 김진영(29)·이석환(29)씨 부부(사진)를 찾아갔다.

 김씨와 이씨가 처음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당시 여자친구였던 김씨가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그러나 이씨는 “내가 낫게 해주겠다”며 이별을 통보하는 김씨를 잡았다. 그리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앳된 이 부부는 어디서 이런 용기가 생겼을까.

 “사실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흔들리면 아내가 더 힘들까봐 잘못돼도 실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그 뒤로 부부는 병원에 갈 때 언제나 함께 했다. 김씨는 메이크업이 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파우더와 립스틱만 살짝 바르고 다녔단다. 어느 날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를 알게 됐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 피부관리실에서 일을 했던 김씨는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부부에게는 여유가 많지 않았다. 아기를 갖고 싶었다. 김씨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은 0.5%에 불과했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았다. 기적처럼 난자가 1개 생겼다. 딸 하은(1)이는 그렇게 태어났다.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 주셨나 봐요. 하은이라는 이름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뜻이에요.”

 부부는 이제야 한숨을 돌렸다. 병원에서 봤던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에 참여하고 싶었다. 하은이를 생각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신청했다.

 메이크업이 끝나도 김씨는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았다.

 “제 친구들은 아가씨처럼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데, 저는 항암치료 를 받으면서 17kg이 쪘어요. 몸은 붓고 옷은 안 맞고…. 제가 짜증낼 때마다 남편이 달래줬어요. ‘저 사람들보다 조금 더 뚱뚱하지만 당신이 더 예뻐, 괜찮아’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김씨를 바라보는 이씨의 눈에 사랑이 가득했다.

 “앞으로도 약속 있거나 밖에 나갈 때는 화장을 할 거예요. 자궁을 적출하면서 여자로서의 삶이 끝나는 느낌이 컸거든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를 통해서 여자로서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남편에게 그동안 잘 표현하지 못했는데 고맙고 또 고마워요. 사랑해요.”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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